저축은행 “방향성 공감하지만, 충당금 적립 수준 단계적 확대해야” [PF 연착륙 대책]

입력 2024-05-13 18:10 수정 2024-05-1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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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평가 깐깐해져…등급 4단계로 세분화
저축은행 “충당금 적립수준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자금공급‧임직원 면책인센티브 ‘환영’

금융당국이 13일 발표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방안에 대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당장 숨통이 틔인 만큼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충당금 적립을 시기·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 방안에 따르면 전체 230조 원 규모인 PF 사업장의 5∼10%가 재구조화와 매각 등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행 사업성 평가등급은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된다.

부실한 단계로 분류될수록 손실에 대비해 금융사가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규모가 늘어난다. 새로운 분류 기준을 적용하면 그간 ‘악화 우려’로 분류된 사업장 상당수가 ‘부실 우려’로 이동해 충당금 적립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충당금 적립 수준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추가 확대된 충당금 적립 수준을 내년부터 적용하는 등 단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당국은 사업성 부족 사업장(유의·부실 우려)에 대한 적극적인 사후관리도 유도한다. ‘유의’ 등급 사업장은 재구조화 및 자율매각을 추진하고, 사실상 사업 진행이 어려운 부실 우려 사업장은 상각이나 경·공매를 통한 매각을 추진한다.

추가 충당금 적립과 경·공매가 진행되면서 2금융권은 수조원대 추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달 발표한 저축은행·캐피탈 업종 스트레스테스트에 따르면 부동산 PF 관련 예상 손실은 시나리오별 최소 2조4000억 원에서 최대 5조 원에 달한다. 업권별 최대 손실액은 저축은행 4조8000억 원, 캐피탈 5조 원으로 추정됐다.

저축은행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PF 사업장 중에서 유의, 부실 우려의 비중을 말하기에는 더 검토를 해봐야겠지만, 업권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그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악화로 정부 정책이 큰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라면서 “여신업계는 PF 손실흡수 능력이 충분하고 유동성도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 캐피탈사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충당금 적립을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에 토지담보대출이 포함되는 것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토담대도 PF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해왔기 때문에 새롭게 추가한다고 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부동산 PF 대출과 위험 특성이 유사한 토담대를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대상에 추가했다. 평가기준 또한 사업장 성격에 따라 브리지론 및 본PF로 구별해 브리지론에 대한 평가체계를 강화했다. 이에 브리지론과 토담대 비중이 높은 중소 금융업권은 부담이 있을 것으로 봤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실장은 “(이번 대책으로)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잠재됐던 손실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저축은행 시스템 리스크나 예전 저축은행 사태처럼 커질 것 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지주 계열사 중에서 여력이 있는 저축은행 위주로 행동에 나서고, 충당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형 저축은행은 인수합병(M&A)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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