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5선 중진 vs ‘누리호’ 주역…과학도시 유성 격돌 [배틀필드410]

입력 2024-04-07 15:43 수정 2024-04-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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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3, 대전 유성을 르포

▲대전 유성을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사진 출처= 두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대전 유성을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사진 출처= 두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대전 유성을은 5선 중진 의원의 당적 변경,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이슈 등으로 22대 총선에서 주목받는 지역구 중 하나다.

이번엔 누리호 성공 주역인 여성 과학자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 지역 현역 5선 중진 의원인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의 신구대결이 펼쳐진다.

과학기술의 요람인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를 품고 있는 유성을은 젊은 층이 많고, 30여 개 정부출연연구원 소속 노동조합이 있어 진보 정당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본투표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7일 본지가 만난 유성을 시민들은 하나같이 지역을 발전시킬 진짜 일꾼을 찾기 위해 후보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특히 당적을 바꾼 이 후보에 대해선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과 “긴 시간 지역 의정활동을 잘했다”는 평가가 공존했다.

◇ 황정아 “R&D 예산 삭감 사과부터”…이상민 “민주당 악취 심하다”

▲황정아 유성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7일 오후 도룡동 인근에서 뚜벅이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황정아 캠프)
▲황정아 유성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7일 오후 도룡동 인근에서 뚜벅이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황정아 캠프)

황 후보는 이날 오후 유성구 도룡동 일대에서 ‘뚜벅이 유세’를 다녔다. 도룡동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IBS유전체 교정사업단 등 연구원이 곳곳에 밀집해 있는 곳이다. 자신이 오랜 시간 과학 현장을 지킨 과학자임을 강점으로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6호 영입인재인 황 후보는 전남과학고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KAIST)에서 학부와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과학기술위성 1호 우리별 4호와 누리호 탑재체 개발을 주도한 물리학자다.

황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여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유성의 민생경제 그 자체인 R&D 예산 4.6조원을 날린 것에 대한 반성조차 없었다”며 현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당이 R&D 예산 증액을 시사하는 데 대해선 “대전시민들에게 사과하기는 커녕,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없이 자화자찬 하는 꼴”이라고 공격했다.

반면 이 후보는 이날 시민들을 만나 “악취가 너무 심해서 민주당을 뛰쳐나왔다”며 ‘민주당 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 후보는 이날 한동훈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한 집중유세에서 “제가 민주당을 뛰쳐나왔다. 왜 그랬겠나”라며 “악취가 너무 심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웬만한 악취면 참고 지내겠는데 도저히 못 견뎠다”고 부연했다.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언급하며 “아니 세상에, 다른 사람들도 아니고 현역 의원들이 표와 관련해 몇백만 원 (돈을) 왔다갔다 한 게 말이 되나”라며 “그 사람들 얼굴을 보면 제가 고개를 숙인다.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마주치나”라고 했다.

지역 특성에 맞춘 과학공약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황 후보는 과학계 최대 화두인 △R&D 예산 복원·증액과 함께 △한국형 하르나크원칙 제도 마련 △청년 연구자 지원 프로그램 추진 △과학기술부총리제 신설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정부여당의 힘을 활용해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어내겠단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과기부장관의 과기부총리제 승격 △과학기술인 정년환원·연금확충 △과학기술인 예우 공간 조성 등을 공약했다. 그와 함께 △R&D 예산 복원 및 과학기술예산 5% 확보 구상을 내놨다.

◇ “당적 변경, 배신감 느낀다” vs “익숙한 사람 찍겠다”

▲이상민 유성을 국민의힘 후보가 7일 오전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대전 노은역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이상민 유성을 국민의힘 후보가 7일 오전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대전 노은역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유성구 시민들은 반응은 제각각이다. 이 후보가 당적을 옮긴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았다. 유성을에서 십수 년을 살았다는 60대 중반 택시운전사 권 모 씨는 “이 후보가 국회의장을 시켜준다는 당에 간 것으로 본다. 그게 지역구 민심을 다 져버렸다”며 “이 지역 사람들이 실망과 배신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손님들을 태우고 얘기를 들어보면 지지하는 정도가 65(황 후보) 대 35(이 후보) 정도 된다”며 “특히 유성을은 주민들이 연구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치 신인이지만) 황 후보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40년 넘게 대전에 거주했다는 전병무(46) 씨도 “이 후보가 당적을 옮긴 점에 대해선 다들 안 좋게 보지 않겠나”라며 “정부의 R&D 예산 삭감 부분도 줬다가 뺏는 느낌이라 주변에서 반응이 좋지 않다”고 했다.

반대로 이 후보의 지난 의정활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도룡동에서 만난 김석인 씨(66)는 “지난 번 선거 때 이 후보를 찍었다”며 “이번에도 여당 쪽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가 진심을 가지고 상당히 의정활동을 잘 해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민주당 쪽은 죄인이 많은 것 같다. 사법리스크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라며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잘한다는 건 아니지만 임기가 많이 남은 만큼 여당을 찍어서 힘을 좀 실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용산동에 거주한지 10년 정도 됐다는 40대 유 모 씨도 “10일 투표를 할 예정인데 이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그래도 오랫동안 유성을에서 일을 했지 않나”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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