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한화, 사업개편 중장기 기업가치 상승 기대…단기 수혜는 제한적”

입력 2024-04-0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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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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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사업구조개편을 발표하면서 증권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업군별 선택과 집중을 위해 ‘밸류체인’ 완성도를 높인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모회사의 사업영역 축소, 계열사들의 부담 증가 등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대다수 증권사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하면서 중립적인 시각을 보였다.

한화는 3일 모멘텀 사업 물적분할, 해상풍력 및 플랜트사업 한화오션으로 양도, 태양광장비제조전문 한화솔루션으로 양도하는 사업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로써 한화는 △에너지(한화오션, 한화솔루션,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 등) △우주·항공·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기타 신규(이차전지·반도체 장비, 전력 반도체, 로봇 ,신재생 소재 등) 등으로 사업영역을 재편하게 됐다.

한화 일반주주 영향은

증권가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은 중장기적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자회사의 사업군별 전문화와 계열화로 자회사의 기업가치 증대 → 모회사 지분가치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가 사업부문 양도로 4395억 원의 현금을 확보한 점도 긍정적이다. 확보한 현금은 질산 증설 등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화의 작년 4분기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3조6800억 원으로 전기 대비 8000억 원가량 감소했다. 유입된 현금이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해줄 수 있다.

(출처=메리츠증권)
(출처=메리츠증권)

배당 및 로열티 수익 증가로 배당 확대도 기대된다. 지난해 한화의 배당 및 로열티 수익은 2104억 원이다. 이 중 배당은 312억 원, 로열티 수익은 1792억 원이었다. 올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 개선과 한화오션으로부터의 로열티 수익 증가로 배당 및 로열티 수익이 294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화의 총 현금배당 규모는 737억 원으로 재배당률(배당수업+브랜드 수수료 대비 배당금)은 35%다. 과거 5년 재배당률이 30~50%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배당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배당 및 브랜드 수수료 수입의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사업양도에 따른 현금이 일부 배당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올해 현금배당 규모는 작년 규모를 상회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화의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사업구조개편의 수혜가 제한적일 수 있다. 모멘텀과 태양광, 풍력·플랜트 사업을 자회사에 양도함에 따라 자회사는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으나, 모회사인 한화는 사업영역 축소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회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지분가치 증대로 이어지는 것은 단기적 성과로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상풍력, 태양광 장비 등 장기 성장성이 있는 부분이 별도 기준에서 제외되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별도 기준 스토리 재료가 감소했다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출처=메리츠증권)
(출처=메리츠증권)

한화 계열사별 영향은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오션에 대해 올해부터 풍력과 플랜트 모두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기대되며 신한우이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2026년에 다시 한번 큰 폭의 매출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의 풍력·플랜트 사업 올해 예상매출액은 1조1000억 원이며, 예상 영업이익은 387억 원이다.

이봉진·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겠으나, 건조선가의 상승으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조선업황도 좋아지는 가운데 기저효과로 한화오션의 수주는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중립적’ 의견을 나타냈다. 즉각적으로 진행되는 현금 유출 대비 2개 사업부에서 단기 실적 기여도가 낮기 때문이다. 신규 인수한 사업부에서 사업 기간이 길고, 운전자본이 증가한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톱티어 사업자인 풍력 사업부에서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해상풍력 파이르파인을 이미 확보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실적 기여가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회 요인이 충분하다고 했다.

삼성증권은 사업 양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인수 가격의 적정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 검증할 요인들이 있다고 진단했다. 분석을 위해서는 양수 사업의 수익성은 물론, 해당 사업부문에 포함된 현금과 부채 규모에 대한 정보가 모두 필요하다며 당분간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양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오션에 육상 플랜트 사업이 어떠한 시너지를 가져올지에 대해서 회의적 시각도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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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장비사업 인수로 미주 법인 수직계열화 전략에 시너지가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서 한화솔루션으로 양도되는 태양광 장비 분야는 진공증착 기술 기반 태양광 셀·모듈 설비제조, 태양광 셀·모듈 턴키 공정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한화솔루션은 단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나 케미칼의 올 하반기 이후 업황 반등에 흑자전환, 큐셀 연간 AMPC 혜택 증가 및 수직계열화 효과 발생으로 점진적 이익 기여도가 높아질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인적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그룹내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시스템(방산), 쎄트렉아이(항공우주), 한화정밀기계, 한화비전 등 4개사가 연결 자회사다. 주력 사업인 방산과 우주사업뿐만 아니라 영상보안, 산업용 장비까지 함께 묶여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순수방산업체로의 면모를 확고히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안에 여러 사업이 뒤섞여 있는 점을 부정적으로 평가해 왔는데, 인적분할로 교통정리가 이뤄질 수 있다.

또 실적이 레벨업된 한화비전의 가치 재부각, 실적이 부진해 소외된 정밀기계 사업의 투자확대 및 재평가,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따른 추가적인 성장 전략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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