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녹원 딥엑스 대표 “1세대 NPU 양산 초읽기…글로벌 AI 시장 본격 공략” [이슈&인물]

입력 2024-03-21 14:03 수정 2024-03-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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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여 개 글로벌 기업과 사전 검증 테스트 진행 中

▲김녹원 딥엑스 대표 (자료제공=딥엑스)
▲김녹원 딥엑스 대표 (자료제공=딥엑스)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딥엑스가 신경망처리장치(NPU)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하반기 1세대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고,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딥엑스의 차세대 제품은 현재 90여 개의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 사전 검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딥엑스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4'에서 혁신상을 휩쓸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AI 기능과 성능에 최적화된 4종의 반도체로 구성된 ‘올인포 AI 토털 솔루션’, 고성능 AI 연산처리에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한 서버용 솔루션 'DX-H1', 무인화를 위해 로봇 등 엣지 디바이스의 지능화를 실현시키는 'DX-M1' 모듈 등을 선보여 3개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시스템 반도체 불모지로 불리는 한국에선 매우 이례적인 성과다.

김 대표는 “딥엑스는 첫 반도체 시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는 등 양산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딥엑스의 AI 반도체가 탑재되는 스마트 모빌리티 및 로봇, 자율주행차, 물리보안 시스템, 공장자동화 등 온디바이스 AI는 사회에 큰 혁신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Q 딥엑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브로드컴, 시스코, IBM, 애플 등에서 근무하며 반도체를 깊게 공부했다. 여러 회사를 경험하고, 시스템 반도체에 유독 취약한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팹리스업체가 모여 있는 판교에 자리잡고, 창업하게 됐다.

Q 회사 운영 원칙이나 철학이 있다면.

AI 반도체 기업은 기술을 독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애플에 있을 때 이러한 AI 반도체를 만들자고 사업계획서를 올린 적이 있었는데 거절당했던 적이 있다. 딥엑스의 AI 반도체 기술은 보다 민주적으로, 모든 기업과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AI는 인류의 마지막 발명품 중 하나다. 인류 진화의 종착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기술의 방향을 누가 선도하느냐가 중요한데 딥엑스가 그렇게 할 것이다.

Q 딥엑스의 강점은.

딥엑스 제품은 전 세계 AI 반도체 가운데 가장 좋은 연산 능력과 전력 대비 높은 효율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또 AI 반도체 기술 기업들이 대부분이 한 개의 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데 반해 딥엑스는 각 응용군이 필요한 기능과 인터페이스를 달리해 ‘올인포 AI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울러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제조 단가 경쟁력도 충분하다.

Q AI 시대, 왜 NPU가 주목 받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본래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그런데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도 있어 이후 AI 연산을 하는 데 쓰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GPU가 전자기기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고, 막대한 전력과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엔비디아가 한 해에 판매하는 GPU의 전력 소비량이 웬만한 개발도상국 한 나라의 연간 소비량과 맞먹을 정도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NPU다. 전력을 적게 쓰고, 생산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NPU에도 종류가 있는데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대량의 추론을 하는 NPU가 있고, 전자기기에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용 NPU가 있다. 딥엑스는 두 시장을 모두 공략하고 있다.

Q 최근 굵직한 글로벌 행사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주요 성과는 무엇인가.

딥엑스는 기술을 전 세계에 선보이며 온디바이스 AI 글로벌 리더로서 인정받고 있다. 딥엑스는 지난해 혁신 기술을 통해 미국 머신비전 업계의 유력 저널인 비전 시스템 디자인에서 혁신가상을 받았다. 같은 해 대만 타이베이 이노백스에서는 글로벌 400개 스타트업과 경쟁해 테라스 어워드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특허청이 주최한 제58회 발명의 날에 발명 유공분야 단체 최고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올해 1월에 열린 CES 2024였다. 이곳에서 AI 반도체 기업 최초로 3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또한 국내 AI 반도체 기업의 대표로 ‘AI에서 어려운 영역: 하드웨어와 칩'을 주제로 한 대담에 초청되기도 했다. 행사 이후에는 우리의 고객사 기술 협력 프로그램인 EECP의 고객 수가 두 배로 늘어 90여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게 됐다.

Q 중국과 대만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는 이유는.

대만과 중국은 IT 하드웨어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시장이다. 다양한 위탁 제조 기반의 생태계를 가지고 있어 전세계 IT 하드웨어 제조 생산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대만의 코아시아일렉과 양해각서(MOU)를 통해 의미 있는 협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또 여러 모듈 및 임베디드 파운드리 업체들과 논의하며 자사 AI 칩을 탑재하려고 하고 있다.

Q 물리 보안 시장에 크게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이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

물리 보안 시장은 AI 침투율이 가장 빠른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객체를 감지하거나 지능형 영상 분석을 위해서는 AI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물리 보안 시장에서는 5nm 공정을 사용한 'DX-M1' 제품이 제격이다. 전력 소모 대비 압도적인 성능 효율을 보여준다. 칩 하나로 16채널 이상의 다채널 영상에 대해 1초당 30프레임 이상의 실시간 AI 연산 처리를 지원한다.

Q 우리나라 팹리스 시장에 대한 평가는.

국내 팹리스는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가 미미하다. 미국 실리콘밸리보다 약 10년 이상 뒤처져 있고 원천 기술도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팹리스 리더들은 제품의 원활한 구동은 물론 전력·성능·가격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그 이후 독점하면서 막대한 이득을 가져가고 있다. 국내 팹리스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수익률 면에서 영세하다. 딥엑스는 세계 최고 원천 기술을 통해 온디바이스 AI 글로벌 리더가 되고자 한다. 국내 팹리스 업계에서 전례 없는 성공 사례가 될 것이다.

Q 국내 스타트업 팹리스에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국내에는 팹리스 스타트업이 자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막막하고 아쉬웠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TSMC의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프로젝트와 시놉시스 디자인 툴을 합쳐 스타트업에 무상으로 공급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신생 팹리스가 성공하면 사용한 비용을 수익에서 회수한다. 정부가 자금을 직접 분할해 기업들에 나눠 주는 것보다는 삼성 파운드리 등에 지원해 MPW 제작 지원 같은 프로그램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

또는 최근 ARM사의 경우 'Neoverse'와 같은 플랫폼 기술을 전세계적으로 퍼트리고 있는데, 이를 삼성 파운드리와 국내 팹리스 및 디자인 하우스와 협업해 성공 사례를 만드는데 정부가 지원한다면 굉장히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Q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되는 1세대 제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AI Everywhere‘ 시대를 열어가겠다. 이미 딥엑스는 샘플로 원천 기술을 입증했고, 개발팀이 양산 마무리 작업을 마쳤다. 완제품 업체에서 본격적으로 제품을 양산한다면 딥엑스는 2025년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종합 AI 반도체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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