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계양을’ 한 바퀴…“잘하겠다” 외침에 구민 대답은

입력 2024-03-18 16:12 수정 2024-03-2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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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을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8일 오전 용종동 소재 한 노인정에서 어르신들과 대화하고 있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계양을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8일 오전 용종동 소재 한 노인정에서 어르신들과 대화하고 있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이재명, 꼭 꺾어주십쇼.

인천 계양구 용종동 소재의 한 아파트 단지 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마주친 중년 남성은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주머니에서 양손을 빼더니 원 전 장관의 손을 꽉 잡기도 했다.

18일 오전, 하루 사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원 전 장관의 운동화는 쉴 틈 없이 움직였다.

4·10 총선 최대 관심지 중 하나인 ‘인천 계양을’에선 원 전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내리 5선을 할 정도로 보수에겐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이지만, 원 전 장관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주민들과의 거리를 빠르게 좁혀나가고 있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아침 서운사거리 BRT 정류장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계양구 용종동 일대 경로당, 캠프 인근 상점가를 돌며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경로당 내부로 들어서자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원 전 장관이 “진작에 인사드렸어야 했다. 좀 더 편안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일도 잘 챙기고 나라 살림도 잘하겠다”고 하자 “예, 감사합니다”라며 호의적 반응이 돌아왔다.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인 이천수 후원회장과 함께 큰절을 올리자 어르신들은 “두 분이 같이 다니니 보기가 좋다. 서로 닮았다”며 호응했다. 어르신들이 “사랑해요 후보님”이라고 양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자, 원 전 장관은 “그럼 저는 사랑해요, 어머님”이라고 화답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점심 식사를 거르고 10군데의 노인정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당 총선 공약인 ‘경로당 주7일 점심 제공’을 언급하며 “지금 우리 국민의힘에선 경로당 점심을 매일 주는 걸로 정책을 잡고 있다. 그렇게 될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원 전 장관과 동행하며 지역민들과 ‘스킨십’을 늘리고 있는 이 후원회장은 변화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 후원회장은 “이 지역엔 상처받은 분들이 조금 계시다. ‘(어차피 당선되어도) 또 떠날 거지’란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계양을은 17대 총선에서 계양 갑·을로 나뉜 이래 2010년 보궐선거를 제외하곤 진보 정당이 승리를 거머쥐어왔다. 특히 송 전 대표는 호남 출향민이 많은 계양을에서 다섯 번이나 내리 당선된 '지역 맹주'였다.

최근 지지율 여론조사가 혼조세를 보이는 데 대해 원 전 장관은 본지에 “여론조사는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 참고를 할 뿐”이라며 “현장에서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지지와 기대가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14일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48%, 원희룡 후보는 40%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계양동에 거주한다는 김 모 씨(62)는 “이 대표만 안 되면 된다”며 “여기가 민주당 밭이다. 계양구가 ‘호구’다. 당을 보지 말고 사람을 보고 뽑아야 한다”고 반응했다. 이어 “(원 전 장관이 당선되면) 계양구가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여기는 구청장과 송 전 대표가 오래 (정치를) 해서 고여있다. 그 고인 물이 빠져야 바뀐다”고 호소했다.

계산4동 주민 신 씨(79)는 “이 대표는 (주변에서) 하도 말이 많고, 재판도 받고 있어서 나라가 어지럽다. 물고 뜯고 싸우니까 이 대표가 안 돼야 나라가 조용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원 전 장관을 지지한다”면서도 그가 내세운 개발 공약에 대해선 “그거야 선거 때가 되면 누구든지 다 하는 공약이다. (실현될 거라고) 믿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반대로 정권 심판론에 손을 들어주는 이도 있었다. 박촌동에 사는 강성자(56) 씨는 “난 이 대표 쪽이다. 원 전 장관은 불신한다”며 “윤석열 정권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반응했다. 그는 “지금 윤석열 정권을 보라.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 우리 서민들 물가도 그렇고 (힘들다)”고 했다.

기권표를 던지겠다는 ‘회의론’도 존재한다. 임학동에 거주하는 김대호(28) 씨는 “그냥 자기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 같다”며 “사회를 좋게 만들자는 목적은 없어 보여서 (두 후보 중) 딱히 뽑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안 뽑는다고 바뀔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저 같은 사람이 있어야 눈치는 보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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