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중국 ‘저가공세’에 ‘2차 차이나 쇼크’ 직면…“1차보다 더 심각한 타격”

입력 2024-03-0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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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활성화 위해 내수 감당 어려운 양 생산해 수출
1차 쇼크 당시 인플레 낮췄지만 해외 제조업 일자리 급감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 경쟁 상황에서 위험 커질 수도
선진국 보호주의 피해 개도국에 부담 줄 수도

글로벌 경제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해 ‘2차 차이나 쇼크’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이 자칫 과거 미국과 글로벌 경제가 겪었던 1차 쇼크보다 더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공장들은 현재 내수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자동차와 기계,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이런 잉여 제품들을 저가로 수출하고 있다. 국가 경제 성장을 회복하기 위해 수출을 크게 늘리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기업들은 저렴한 정부 대출에 힘입어 국내에서 팔리지 않는 제품을 대거 만들고 있다.

이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값싼 중국산 제품 수입이 붐을 이루면서 세계 경제가 차이나 쇼크를 겪었던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당시 중국 제품은 중국의 자유주의 개혁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통해 대거 해외 시장에 나왔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중산층과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동시에 수많은 해외 제조업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다. 1999년부터 2011년 사이 미국에서만 중국산 수입으로 인해 200만 개 넘는 일자리가 없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국은 자국 경제 둔화로 인해 수출을 대가로 다른 나라에서 그만큼의 상품을 들여오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1차 쇼크 당시에 중국은 대규모로 철광석과 석탄, 기타 원자재를 수입해 충격을 덜었는데 이번에는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번 2차 쇼크의 경우 서구권은 중국을 지정학적인 ‘적’으로 간주하고 있어 예전처럼 중국산 수입품이 범람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짚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1월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면 중국산에 60% 넘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또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이 부당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관세 부과나 수입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2016년 차이나 쇼크 관련 논문을 작성했던 데이비드 오터 매사추세츠 공대(MIT) 경제학과 교수 역시 이러한 이유로 “예전과 같은 쇼크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오터 교수는 “그럼에도 지금의 우려는 더 근본적인 데 있다”며 “중국은 현재 자동차, 컴퓨터 칩, 정밀기계 산업에서 선진국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도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면 서구권은 무역 장벽을 쳐도 안심할 수 없게 된다.

전 세계 제조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는 점도 더 큰 충격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제조업 생산량과 상품 수출에서 중국은 각각 31%, 14%를 차지했다. 이는 20년 전 각각 10%, 5% 미만을 차지한 것과 상반된다.

또 선진국이 보호주의로 거세게 저항하면 중국이 개발도상국에 값싼 자국산 수입품을 떠넘길 수밖에 없다. 중국이 디플레이션을 수출하는 상황이 된다면 개도국을 중심으로 1차 쇼크 때보다 더한 충격이 세계 경제에 가해질 수 있다고 WSJ는 경종을 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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