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 부회장 "대형 M&A 언급…로봇도 강화" [CES 2024]

다분야 '삼성로봇플랫폼(SRP)'도 구축 中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웅 기자 pmw7001@)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형 인수합병(M&A)을 언급했다. 삼성전자의 멈췄던 대형 M&A 시계가 빨라질 전망이다. 최근 실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풀이된다. 특히 로봇 사업을 강조한 만큼 로봇 분야 기업과의 M&A가 나올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대형 M&A는 착실히 하고 있다”며 “올해는 계획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대형 M&A는 사실상 없었다. 지난해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지분 투자하거나 자회사 하만이 음악 관리·검색·스트리밍 플랫폼 '룬'을 인수하는 등 작은 규모로만 진행됐다.

삼성전자가 이제는 대형 M&A를 통한 새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부회장은 “M&A 환경이 예전보다 나아진 거는 없다”면서도 “기존 사업 강화와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 핀테크, 로봇, 전장 등 5개 분야 분야에서 최근 3년 간 260여 개 회사에 벤처투자를 진행했다”며 지속적으로 미래 사업 발굴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로봇 사업을 강화할 것을 시사했다. M&A 역시 로봇 분야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로봇은 제조, 리테일, 홈, 개인을 위한 로봇이며, 최종적으로는 인간과 공존하는 지능형 로봇”이라며 “예전에도 로봇은 많았지만, 최근 생성형 AI가 무한한 발전을 보여준다. 모든 기기가 똑똑해지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삼성리서치에서 삼성로봇플랫폼(SRP)을 구축하고 있다. 제조·리테일·홈·개인 로봇 등”이라며 “전시는 안 했지만, 로봇 사업은 강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CES 2024 개막 전날인 8일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생성형 AI 컴패니언 ‘볼리’(Ballie)를 깜짝 공개했다. 볼리는 지난 CES 2020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그간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그러다 생성형 AI가 본격 개화한 최근 다시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B2B 시장에서는 이미 거래선과 비즈니스를 시작했다고 했다.

한 부회장은 웨어러블 로봇 ‘봇핏’(Bot Fit)에 대해 “실버타운, 피트니스, 필라테스 등 B2B부터 시작하겠다”며 “조금만 기다리면 B2C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최근 발표된 4분기 잠정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다는 지적에 관해선 “지정학적 글로벌 이슈가 있어서 마음대로 제품을 팔 수 없어 실적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생활가전(DA)과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매출이 떨어지는 것에 관해 “계절적인 이슈가 있다”며 “코로나 펜트업 수요가 엄청났다가 엔데믹 이후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어 “1년 동안은 체질을 강화하는 중”이라며 “상황이 풀린다는 보장이 없지만, 차근차근 노력해서 작년보다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