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유권자, 결단의 시간...위기의 우크라 안을까 놓을까 [글로벌 선거의 해]

입력 2024-01-0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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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1-02 17:01)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④ 우크라 전쟁 향방 가를 격동의 유럽선거
경제난에 EU 내 극우 돌풍
“연대보다 자국 민생 챙겨야”
한국, 대EU 수출 부정적 영향 우려
푸틴, 대선 앞두고 공세 강화 전망
‘러 다음 타깃’ 몰도바도 대선 앞두고 긴장 고조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차로 접어든 새해 유럽의 주요 선거가 줄줄이 다가오고 있다.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상황에서 유럽 유권자가 우크라이나와 ‘헤어질 결심’을 할지 ‘연대’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월에는 유럽연합(EU) 내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유럽의회 의원 선거가 예정됐다. 2020년 EU를 탈퇴한 영국도 2025년 1월 28일 이전에 총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집권 보수당은 올해 봄이나 가을 등 시점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올해 대통령 선거 주기가 돌아왔다.

유럽 전역 휩쓰는‘우파 돌풍’

유럽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극우 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여론조사기관 유럽일렉트가 지난해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럽 극우파에 대한 지지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의 주요 극우·포퓰리즘 정당이 참여하는 유럽의회 내 교섭단체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4위에 오른 것이다.

ID는 정원 705명에 현재 총 703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유럽의회에서 6번째로 많은 58석을 차지하고 있다. 반(反) 유럽통합·반이민·반이슬람 기치를 내건 ID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Lega)’과 프랑스의 국민연합(RN),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중심 축에 있다. 이들은 새해 EU 내 제3당을 차지해 투표 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일렉트는 “현재 예상대로라면 유럽의회 총 의석의 23%는 극우파와 우파 두 그룹에 돌아갈 것”이라며 “두 그룹에 속하지 않은 급진 우파 정당과 헝가리 집권 여당 피데스당 등을 포함하면 우파 비중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극우 정당의 득세로 반이민 정책이 강화하면 한국인의 취업·거주·유학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 극우파 분위기가 강해져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 무역주의가 심화하면 한국의 대EU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떨고 있는 우크라이나…유럽 민심 이반 원인은 ‘경제’

유럽을 휩쓸고 있는 극우 표퓰리즘 돌풍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유럽 내에서는 우파 정당의 득세 속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약화하는 추세다. 우파 성향의 슬로바키아 새 정부는 이미 군사 지원을 중단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총선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강경 우파 자유당이 F-16 전투기 등 무기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EU의 우크라이나 지원금 4분의 1을 대고 있는 독일에서도 EU 차원의 군사 지원과 자국의 개별 지원을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할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새해 주요 선거가 본격화할수록 이러한 목소리는 더 커질 수 있다. 니콜라스 마수르 취리히연방공대안보연구센터 군사 애널리스트는 “일부 정당들은 유권자의 환심을 사고자 민족주의 바구니에 달걀을 넣고 있다”며 “이들은 국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우크라이나에 과도하게 연대하고 있다는 인상을 피하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정서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경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유럽의 서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쌓인 것이다. 이러한 갈등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난 곳이 바로 폴란드다. 폴란드는 지난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들여오면 자국 농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이유로 금수 조처를 내렸다가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샀다. 폴란드 트럭 운송업자들도 EU의 지원 정책으로 우크라이나 운송업체들이 대거 자국으로 진출해 폴란드 운송업계가 몰락위기에 처했다며 항의 시위에 나섰다.

러시아, 전쟁 후 첫 대선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나란히 대선 일정이 돌아왔다. 우크라이나는 원래대로라면 3월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지만 전시 중인 만큼 대선을 연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3월 17일(현지시간) 예정된 대선에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2022년 2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수군사작전을 명령한 이후 치러지는 첫 대형 선거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전쟁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공세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가 재선 성공 이후 지지를 잃어가고 있는 추가 동원령을 내릴지도 전쟁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는 푸틴의 올해 전쟁 전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며 “구체적으로는 5번째 임기를 확보한 뒤 국내적으로 인기 없는 결정일 추가 동원령을 내릴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한편 러시아의 다음 타깃으로 거론되는 옛 소련 국가 몰도바도 하반기 대선을 앞두고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몰도바는 2020년 대선에서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승리한 뒤 친러시아 정책에서 선회해 서방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해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2022년 3월 초 EU 가입을 신청했고, 같은 해 6월에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획득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초 몰도바 내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에 대한 몰도바의 국가 주권을 인정하는 2012년 포고령을 철회했다. 당시 국제사회에서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 당시와 상황이 유사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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