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형제의 난’ 이긴 조현범…법적 공방·사법 리스크 불씨 ‘여전’

입력 2023-12-26 15:03 수정 2023-12-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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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그룹 2차 형제의 난, 조현범 승리로 끝나
조현식·MBK, 공개매수 최소 목표치 미달해 매수 무산
지분 확보 과정 두고 공방, 조 회장 ‘사법 리스크’ 지속

한국앤컴퍼니그룹 ‘2차 형제의 난’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국앤컴퍼니는 경영권 관련 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분쟁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26일 한국앤컴퍼니는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가 진행한 공개 매수가 실패한 것과 관련한 공식 입장문을 내놨다.

한국앤컴퍼니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공개 매수 사안에 대한 주주분들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개 매수에 응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에 도움을 준 주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주당 2만 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매수 예정 수량은 최소 1931만5214주(20.35%)에서 최대 2593만4385주(27.32%)였다. 최소 수량에 미달할 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는 조건부 공개 매수 방식이었다.

그러나 공개 매수 시작 하루 만에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상한가에 도달하며 벤튜라가 제시한 매수 가격을 넘어섰다. 이에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는 15일 공개 매수 가격을 2만4000원까지 높였으나 조 회장과 우호 세력(조양래 명예회장, 효성첨단소재 등)이 지분 확보 경쟁에서 우위에 섰다. 이에 공개 매수에 응한 주식 수는 838만8317주(8.8%)에 그치며 이번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공개 매수는 실패했지만, 양측 간 불화는 끝나지 않았다. 공개 매수 전후로 벌어진 양측의 지분 확보 과정에 대한 법적 공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도 남아 있다.

MBK파트너스는 공개 매수 기간 조 명예회장이 조현범 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지분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시세 조종과 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 위반 등이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반대로 한국앤컴퍼니는 공개 매수 전인 지난 8월 주식 대량 매매로 주가가 급등한 것이 이번 공개 매수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 금융 당국에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앤컴퍼니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MBK파트너스의 공개 매수 발표 이전에 벌어진 선행 매매 의혹에 대해서는 금융 당국에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해 앞으로 유사한 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구체적인 조사 요청 시점과 요청 기관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도 여전하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달 보석으로 석방된 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020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수재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아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 측은 공개 매수 목적으로 ‘최대 주주의 횡령, 배임 이슈로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어 경영권을 확보해 이를 안정화한 뒤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장녀 조희경 씨도 “도덕성과 윤리성 없이 기업 운영이 마치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있다고 생각하는 경영자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조 회장을 비판했다.

이에 앞서 형제 간 1차 분쟁은 지난 2020년 발생했다. 당시 조 명예회장이 차남인 조 회장에게 보유 지분 전량(23.59%)을 단번에 양도하면서 조 고문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반발해 양측 간 공방이 이뤄졌다. 당시 조 이사장은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어 조 회장이 단독경영 체제를 굳히고 조 고문이 물러나며 1차 형제의 난이 마무리됐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문제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분 정리 과정이 깔끔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보유 지분 전체를 차남 한 명에게 양도하며 경영권이 넘어갔고, 이 때문에 나머지 자녀들의 불만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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