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출산으로 소멸하나…흑사병 창궐 중세 유럽보다 인구감소 심해”

입력 2023-12-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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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칼럼니스트, 한국 출산율 0.7명 배경 분석
“인구 200명당 다음 세대 70명만 남게 돼
14세기 유럽 능가하는 인구 감소 직면”
치열한 경쟁 문화·남녀 갈등 등 원인으로 짚어

▲서울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의 이례적인 저출산에 전 세계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로스 다우서트는 2일(현지시간) 게재한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흑사병이 창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보다 한국의 인구 감소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경악하면서 그 배경을 진단했다.

다우서트 칼럼니스트는 우리나라 통계청 발표를 인용해 “2021년 기준으로 미국이 1.7명, 프랑스는 1.8명, 캐나다 1.4명, 이탈리아 1.3명 등 선진국들의 출산율이 아무리 떨어졌어도 합계출산율은 1.5명 안팎 수준”이라며 “그러나 한국은 올해 2분기와 3분기(잠정) 데이터에서 출산율이 0.7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합계출산율 0.7명을 유지하는 국가는 인구 200명당 다음 세대는 70명만 남게 되는 꼴”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 감소를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14세기 유럽은 흑사병으로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서 절반에 달하는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우서트는 “2세대까지 시점을 확장해 보면 인구 200명이 25명이 되는 것”이라며 “이는 스티븐 킹의 소설 ‘스탠드’에서 나오는 가상의 슈퍼독감으로 인한 급속한 인구 붕괴 수준”이라고 빗댔다.

그는 또 “한국의 인구 피라미드가 빠르게 역전되면 경제 쇠퇴를 받아들인 것인지 아니면 서유럽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 이민자 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할지 두 가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2060년대 후반 인구가 3500만 명 이하로 급감할 것이라는 추산은 그 차제만으로 한국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노인 유기, 유령 도시화, 암담한 미래로 인한 젊은이들의 해외 탈출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그렸다. 한국이 저출산으로 군대 유지조차 어렵게 되면 합계출산율이 1.8명에 달하는 북한으로부터 침략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한국의 이런 이례적인 현상 원인도 조명했다. 우선 학생들을 학원으로 몰아넣는 치열한 입시전쟁을 꼽았다. 한국 특유의 잔인한 경쟁문화가 학부모의 불안과 학생의 불행을 부추겨 가정생활을 지옥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시도를 무력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극심한 남녀 갈등도 저출산의 이유로 꼽았다. 사회·경제 현대화가 가파르게 진행된 것에 비해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문화가 느리게 변화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극히 낮은 혼외 출산율 등 한국의 성 관념은 다른 나라에 비해 보수적인데 이로 인해 페미니스트의 반란이 일어났고 남성들은 반페미니즘적 반응을 보이게 됐다. 이런 반응이 얽히면서 남녀 간의 극심한 양극화가 일어났고 결혼율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한국 정치도 재편됐다고 다우서트는 진단했다.

아울러 한국이 오랫동안 인터넷 게임 문화의 최첨단을 달려온 것도 젊은 남성들이 이성이 아닌 가상세계에 빠지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우서트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미국 문화와 대비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과장된 트렌드를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미국에도 만연한 능력주의, Z세대의 남녀 간 이념적 분열 등이 있는데 한국의 초저출산은 단순히 암담하고 놀라운 사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도 일어날 수 있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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