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민생? 그런 건 없고 탄핵이닷! ㅋㅋ

입력 2023-12-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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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정일환 부장. 조현호 기자 hyunho@
▲정치경제부 정일환 부장. 조현호 기자 hyunho@
입법 활동비 313만 원+특별활동비 78만 원+업무수당 62만 원+급식비 14만 원=467만 원.

하라는 민생법안 의결과 예산안 처리는 제쳐놓고 탄핵 놀이에 빠진 야당 국회의원들에게 매달 지급되는 입법 관련 수당이다. 놀고먹어도 줘야 하는 ‘기본급’ 개념인 일반수당 690만 원과 정근수당 345만 원, 명절휴가비 414만 원 등 1500만 원 가까운 큰 돈도 매달 피 같은 세금으로 지급된다. 다른 건 다 양보한다. 내 돈으로 차마 저 인간들 밥값은 못 내주겠으니 도로 내놔라.

21대 국회가 곧 막을 내린다. 이대로 가면 수백 건의 각종 법안이 폐기돼 쓰레기통에 던져진다. 예산안 처리 시한도 이미 지났다. 낯설지도 당황스럽지도 않은 풍경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과거에는 없던 차이점이 있다.

눈만 뜨면 지지고 볶는 국회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한 거대 야당이 되기 전까지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국회가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법정 처리 시한을 지키지 못한 적은 있어도 모두 정기국회 회기는 지켰다.

하지만 민주당이 정권을 잃은 지난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예산안은 2년째 정기국회 회기내에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총 638조7000억 원 규모였던 2023년 예산안 처리 과정을 보자. 작년 마지막 정기국회는 국회법 4조에 따라 9월 1일 문을 열었다. 정기국회 회기는 최대 100일, 따라서 국회 마지막 12월 9일이 마지막 날이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정기국회 폐회가 일주일 남은 2일 입장문을 냈다. 민주당 출신인 그는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한 적은 없다는 점을 언급한 뒤 “이번에도 정기국회 내에 처리돼야 한다. 국회에 주어진 권한이자 책무를 이행하기 위해 12월 8일, 9일 양일간 본회의를 개최하려고 한다”고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정기국회가 끝나고도 이틀이 지난 12월 11일에야 민주당은 갑자기 본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안을 기습 의결했다. 예산안은 당연히(?) 찬밥 신세였다.

1년이 흐른 올해 11월 30일 김진표 의장은 다시 입장문을 냈다. 내용은 이렇다.

“예산안의 법정 처리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사실상 선거구 획정의 최종시한이라 할 수 있는 예비후보자등록일도 눈앞이다. 민생법안도 쌓일 대로 쌓여있다. 이대로 시간을 계속 보낸다면 국회는 예산, 선거제도, 민생법안 미처리라는 세 가지의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다”

국회가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있던 시절과는 완전히 달라진 동시에, 1년 전과는 정확히 같다는 점을 야당 출신인 국회의장의 입을 통해 알 수 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폐회가 열흘 남짓 남은 11월 30일 본회의를 열어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을 본회의에 보고했다. 이튿날 그가 자진사퇴하면서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예산안은 올해도 당연히(?) 찬밥 신세였다.

2024년도 예산안의 법정 시한은 12월 2일로 이미 지났고, 정기국회는 9일까지다. 임시국회는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예산안만의 문제가 아니다.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는 법안은 무려 440여건에 이른다. 그 중에는 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 기본법, 국민 안전을 위한 재난안전법이 포함돼 있다.

딱 하나만 더 알려드리고 싶다. 민주당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와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놓고 고심 중이다. 비례대표제 회귀의 명분은 꼼수 위성정당 난립을 잉태한 준연동형의 폐혜를 바로 잡자는 것이다. 하지만 속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의석수 계산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뜻이 다른 이낙연 전 총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야권 인사, 정치 생태계 교란종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이끌 신당이 바람을 일으켜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200석을 확보하지 못할까 조급해서다. 기승전 탄핵이 지금의 민주당 바로 그 잡채다.

국회가 저 모양 저 꼴인 게 하루 이틀이냐며 내성이 생기신 유권자들에게는 상기시켜 드리고 싶은 점이 있다.

모두가 아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항은 국민이면 뭘 해도 권력자로 존중받는다는 뜻이 아니다. 민주공화국에서 개인의 권력은 행사할 때만 유효한 힘이며, 일개 소시민이 자신의 권력을 발현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투표다.

이 꼬락서니를 만든 건 바로 투표하지 않은 권력자, 함량 미달 국회의원을 뽑은 권력자인 너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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