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블랙프라이데이 땜에 프라이데이 못 쉬어”…무신사 직원들 또 분통

입력 2023-11-27 16:05 수정 2023-11-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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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사전 협의 없이 자체 ‘무진장 블프’ 행사 매출, 총력전 지시

얼리프라이데이 이틀 앞두고 돌연 연기
직원들, 회사 측 또 일방적 통보에 ‘분통’

▲무신사 로고 (사진제공=무신사)
▲무신사 로고 (사진제공=무신사)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자사가 마련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준비로 사내 복지의 하나인 ‘얼리프라이데이(Early Friday)’를 일방적으로 미뤄, 임직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앞서 무신사 경영진은 사내 어린이집 설치 철회와 재택근무 축소 등에 이어 사실상 ‘휴가 반납’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또다시 사측의 ‘일방통행 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경영진은 얼리프라이데이(24일)를 이틀 앞둔 22일, 임직원들에게 “이달 얼리프라이데이를 미루겠다”고 전격 통보했다. 얼리프라이데이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4시간만 근무하는 제도로, 무신사의 직원 복지 혜택 중 가장 큰 호평을 받아왔다.

경영진이 얼리프라이데이를 미루자고 한 이유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인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이하 무진장 블프)’에 전 임직원이 총력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무진장 블프는 무신사의 연중 최대 규모 할인 행사로, 22일부터 시작해 내달 3일까지 진행된다. 행사 첫날 매출만 500억 원을 기록하며 작년 행사 대비 42% 급증했다. 24일 오후 4시 기준 총 누적 판매 금액은 15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하루에 26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초대형 특가 행사다.

문제는 무진장 블프 시작 당일, 경영진이 얼리프라이데이 시행일을 이틀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연기통보를 했다는 점이다. 갑작스러운 회사 측 통보에 미리 연차를 내고,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직원들의 불만도 고조됐다.

더구나 얼리프라이데이 활용은 둘째 치고, 무진장 블프 때는 자신의 연차까지 쓰면 안 된다는 회사 방침에 직원들은 할말을 잃은 분위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무신사 직원들은 “휴가 일정 다 잡아놨는데 이틀 전에 취소라니?! 어이없다”, “급연차를 써도 블프 기간엔 안된다는데 어쩌란 소리냐?”, “이런(제도 연기 통보) 건 미리 얘기해 줘야지” 등 반응이 쇄도하고 있다.

무신사에 근무 중인 김모(32) 씨는 “직원들은 얼리프라이데이에 맞춰 사전에 휴가를 계획하고 일정을 공유한다”면서 “회사 측이 얼리프라이데이를 단 이틀 앞둔 시점에 이 같은 통보를 했다는 건,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함부로 제한해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 셈”이라고 분개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런 불만에 대해 “무진장 블프 행사가 (회사로선) 연중 가장 큰 행사이다 보니,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얼리프라이데이 연기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조사 후 의사 결정을 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려, 불가피하게 행사 직전에 통보를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24일 얼리프라이데이) 직전에 통보를 한 점은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며 “대신 무진장 블프 행사 직후, 다음 달 8일에 11월 얼리프라이데이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무신사는 직원 복지 문제로 여러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무신사는 올해 9월 서울 성수동에 총 10층 규모 신사옥 ‘무신사E1’ 입주를 개시, 이 건물 3층에 어린이집을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철회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최영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준수하는 것보다 벌금을 내는 게 더 싸다”는 취지의 발언해 논란을 더 키웠다. 게다가 코로나19도 끝났으니 재택근무 방침도 사실상 없애겠다는 발언까지 해, 임직원들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다.

결국 보건복지부가 어린이집 철회 방침에 시정권고 방침을 밝히는 등 사회문제로까지 커지자,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임직원 전체 메일을 통해 “무신사 임직원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사과를 표명했다. 당시 한 대표는 “함께 노력하는 구성원들의 컨센서스를 모으는 것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앞으로 임직원 분들의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했지만, 이번 무진장 블프 매출을 위해 또 소통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1월 27일 오후 4시 현재 '무진장 블프' 매출 상황 (무신사 앱 갈무리)
▲11월 27일 오후 4시 현재 '무진장 블프' 매출 상황 (무신사 앱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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