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통 창구 닫아버린 기업들

입력 2023-09-13 06:00 수정 2023-09-1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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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을 취재하다 보면 연락 자체가 되지 않아 애를 먹는 때가 종종 있다. 홍보와 마케팅, 투자설명활동(IR)이 체계적인 대기업과 달리 규모가 작은 기업은 전담할 만한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어서다.

어떤 기업은 전화 통화음만 나오고 연결이 되지 않고, 어떤 기업은 담당자가 몇 날 며칠을 부재중이다. 심지어는 연락처가 사용하지 않는 번호인 경우도 있다.

기업공개까지 한 기업이 기재한 연락처로도 담당자와 연결이 어려운 경우도 다반사다. 물론 연락처를 알아내는 것도 취재의 한 과정이다.

그러나 일반 투자자나 고객이 회사에 궁금한 게 있어 연락을 시도했다면 답답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회사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연락이 안 되는 기업 중 상당수의 실적이 아주 좋지 않았다.

대외 소통 창구가 막혀있는데도 작은 기업은 누가 신경이나 쓰겠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규모가 작다고 해서 대외 소통 창구가 없어도 된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소비자와 투자자의 문의를 답변하는 과정에서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는 아이디어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떤 식품기업은 파우치 죽을 전자레인지에 세워 조리할 때 패키지 윗부분이 걸려 넘어진다는 고객 목소리를 반영해 파우치 개봉선 높이를 낮췄다. 케첩과 마요네즈를 생산하는 다른 기업은 고객들의 요청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케첩과 마요네즈를 합친 제품을 출시했다. 또 과자 생산기업이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고객센터 등에 접수된 소비자의 요청에 단종 과자를 재출시해 3년간 1억 개 이상 판매한 사례도 있다.

L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기업은 기술과 고객(니즈)이라는 핵심 프로세스로 상품을 개발한다. 기술은 어떤 기술이 무엇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고, 니즈는 어떤 요구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기술과 니즈가 대응될 때 상품개발이 진행된다고 한다. 기술이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야만 만족스러운 상품개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작은 기업으로선 투자자나 고객과의 소통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런데도 소통은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취재 중 알게 된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외부 문의에 응대를 안 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는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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