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편히 쉬세요”…눈물바다 된 대전 초등교사 발인식

입력 2023-09-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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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수년간 악성민원 시달려
근무 학교에 운구 행렬·애도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의 운구 차량이 9일 오전 생전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 들어서자, 운동장에 모인 학부모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의 운구 차량이 9일 오전 생전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 들어서자, 운동장에 모인 학부모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부모의 고소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전의 40대 초등학교 교사 A 씨가 9일 눈물바다 속에 가족들과 동료 교사 등과 작별인사를 했다.

앞서 A 씨는 5일 오후께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A 씨는 2019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전 서구의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A 씨의 발인이 진행됐다. 가족들은 작은 몸에 상복을 입고 어머니인 A 씨 영정사진 앞에 선 어린 두 자녀의 모습을 보며 오열했다.

빈소에서는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운구차에 관이 실리자 A 씨 어머니는 관을 부여잡고 “죽어도 못 보낸다”며 절규했다.

운구차는 A 씨의 마지막 근무지인 유성구의 초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동료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운구행렬을 기다리고 있었다.

운구 차량이 멈추고 유족이 A 씨의 영정사진과 함께 내리자 운동장에서는 “누가 선생님을 죽였냐” “절대 용서 못 한다” 등 울분에 찬 소리가 이어졌다.

동료 교사들은 “그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던 선생님을 우리가 지켜주지 못했다”면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떠난 대전 초등 교사의 발인식이 9일 오전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떠난 대전 초등 교사의 발인식이 9일 오전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유족은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가 A 씨가 담임을 맡았던 5학년 교실로 들어섰다. A 씨 책상에는 꽃이 가득했고, 칠판에는 A 씨를 향해 ‘선생님 보고 싶어요’, ‘선생님 그곳에서 편히 쉬세요’ 등 학생들의 마지막 인사가 적혀 있었다. 운구 차량은 마지막으로 수많은 사람의 작별 인사를 받으며 학교를 빠져나갔다.

한편 초등교사노조는 이날 A 씨가 생전 특정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리며 교권 침해당한 기록을 공개했다. 글에는 고인이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반 학생 중 4명이 지시에 불응하고 같은 반 학생을 지속해서 괴롭힌 정황이 자세히 기록돼 있었다.

특히 교사 A 씨를 아동학대로 고소한 B 학생은 학기가 시작된 3월부터 다른 친구의 목을 조르는 등의 행동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생활 지도를 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에 A 씨는 학교장에게 B 학생을 지도해달라고 부탁했으나, B 학생의 부모는 그해 12월 국민신문고와 경찰에 A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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