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여전한 유리천장…전체 임원중 겨우 2%만 여성

입력 2023-08-28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요 건설사 임원 1067명 중 여성은 22명 불과
이사회 참여 여성은 서희건설 3자매 빼면 없어

국내 건설업계의 '유리천장'이 여전히 견고한 모습이다. 깨질 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전체 임원 중 여성은 한두 명 정도에 불과하고 여성 임원이 있는 곳보다 없는 건설사를 찾는 게 더 빠르다.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에 참석하는 여성은 사실상 없다.

28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30개사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2개사의 임원은 총 1067명(사외이사, 감사 제외)이다. 이 중 여성은 22명으로 전체의 2.1%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주요 기업·업종과 비교해 유난히 낮은 수치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지난해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조사한 '2022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을 보면 전체 여성 임원 비율은 5.6%다. 건설업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나마도 조사대상인 22개 건설업체 중 복수의 여성 임원이 있는 곳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서희건설 등 4개사에 불과하다.

삼성물산은 총 9명의 여성 임원이 있는데 이 가운데 건설 부문에 속한 임원은 지소영 I-PJT사업팀장, 조혜정 건축주택사업부 상무, 박인숙 잠실진주재건축아파트PD 등 3명이다. 현대건설은 박인주 구매기획실장과 안계현 기반기술연구실장 등 2명이 여성이다.

SK에코플랜트는 김지현 브랜드·상품기획담당, 이성녀 ESG추진담당, 이화미 EQ혁신담당, 최은영 글로벌환경투자담당 등 4명이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이 5.7%로 가장 높은 편이다.

서희건설은 이은희 부사장, 이성희 본부장, 이도희 실장 등 여성 임원이 3명인데 모두 이봉관 서희그룹 회장의 자녀다.

DL이앤씨와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한화는 각각 1명의 여성 임원이 있고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을 포함한 14개사는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다. 한화도 건설부문에는 여성 임원이 없다.

특히 건설업계 여성 임원 중 이사회에 참석할 수 있는 등기이사는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세 자매뿐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건설업체는 남성의 선호도가 높은 대학 전공자들이 지원하고 업무도 남성 수요가 많은 현장 위주란 점에서 여성 구성원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한계는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기업문화의 다양화와 발전 등을 위해 신규 채용시 여성인재 확보, 육성에 다소 소극적인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사들이 남성 중심의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은 사외이사 현황에서도 엿볼 수 있다.

주요 건설사 중 복수의 여성 사외이사가 있는 곳은 대우건설(2명)이 유일하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한화, 태영건설, 아이에스동서, HL D&I는 각각 한 명이다.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 계룡건설 등을 포함해 다른 곳은 여성 사외이사가 없다. GS건설은 조희진 전 사외이사가 6월 하순 중도 퇴임해 여성 사외이사가 없었다가 이달 최현숙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해 1명이 됐다.

지난해 8월부터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인 상장사의 이사회는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못하게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됐는데 적용은 받는 곳은 대부분 최소한의 인원만 채웠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오 소장은 "지금은 여성 사외이사로 영입할 인력풀이 부족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규정의 최소한만 맞추는 태도로 일관하기보다 지속적으로 여성 비중을 늘려가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또 담배…근무 중 자리 비움 몇 분까지 이해 가능한가요 [데이터클립]
  • 일본은행, 엔저에도 금리 동결…엔ㆍ달러 156엔 돌파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민희진 "하이브, 사람 이렇게 담그는구나…날 살린 건 뉴진스"
  • 연이은 악수에 '와르르' 무너진 황선홍호…정몽규 4선 연임 '빨간불'
  • [컬처콕] "뉴진스 아류" 저격 받은 아일릿, 낯 뜨거운 실력에도 차트 뚫은 이유
  • 하이브, '집안 싸움'에 주가 5% 급락…시총 4000억원 추가 증발
  • "KB금융, 홍콩 ELS 보상 비용 8630억…비용 제외 시 호실적"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519,000
    • -1.63%
    • 이더리움
    • 4,481,000
    • -0.07%
    • 비트코인 캐시
    • 673,500
    • -1.68%
    • 리플
    • 740
    • -1.2%
    • 솔라나
    • 195,700
    • -4.3%
    • 에이다
    • 651
    • -2.54%
    • 이오스
    • 1,177
    • +0.51%
    • 트론
    • 173
    • +1.76%
    • 스텔라루멘
    • 161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250
    • -1.17%
    • 체인링크
    • 20,180
    • -3.17%
    • 샌드박스
    • 647
    • -0.6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