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남극’을 정복하라…新 우주전쟁 발발 이유는 [이슈크래커]

입력 2023-08-23 15:50 수정 2023-08-2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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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50여 년 만에 또다시 달 탐사 경쟁이 촉발됐습니다. 이번에는 ‘인류 첫 달 남극 착륙’이 목표인데요.

앞서 시도했던 러시아 달 탐사선 ‘루나25호’는 달 표면에 추락하며 이미 실패한 상황입니다. 다음 타자는 인도입니다. 인도는 오늘(23일) 세 번째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통해 달 남극 정복에 도전했는데요. 이 탐사선은 지난달 26일 인도 스리하리코타우주센터에서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착륙 성공으로 인도는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한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러시아와 인도뿐만이 아닙니다. 미국과 중국도 달 남극 탐사선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들 국가가 달 남극에 가려는 이유는 다름 아닌 ‘물’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주 강국들이 왜 물을 찾아 달 남극에 떠나려는지,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달 궤도에 진입한 루나-25상상도. 출처=러시아 우주연방청
▲달 궤도에 진입한 루나-25상상도. 출처=러시아 우주연방청
‘달을 정복하라’…미·중·러·인도 4파전 우주경쟁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러시아가 1976년 이후 47년 만에 쏘아 올린 달 탐사선 ‘루나 25호’는 실패했습니다.

루나 25호는 달 남극 보구슬라우스키 크레이터 북쪽에 착륙해 1년간 달 내부 구조와 자원 탐사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었지만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착륙에 실패했습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공식 발표에 따르면 탐사선 루나 25호의 실패는 운석과 충돌한 것이 원인인데요. 전문가들은 루나25호의 추락 원인으로 고도 측정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주 착륙선은 목표 지점에 착륙하기 전 착륙을 준비하기 위한 ‘고도 100km 궤도’에 무사히 안착해야 하는데 고도 계산에 실패하면서 궤도 진입이 불발됐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죠.

다음 타자는 인도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 입니다. 미국도 2025년 우주비행사 2명을 달 남극에 보낼 준비를 마쳤습니다. 중국 역시 2024년 창어 6,7호를 쏴 남극 탐사에 도전한 뒤 2030년 자국 우주인의 달 착륙을 시도한다고 합니다.

‘달 남극’에 뭐가 있길래…제2 우주경쟁 불붙었다

세계 주요국들이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하는 것을 주목하는 바로 ‘물’ 때문입니다. 2008년 인도의 달 궤도 탐사선 찬드라얀 1호가 보낸 사진을 통해 달에 물과 얼음층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인데요. 달 남극에 물이 있다면 식수와 산소는 물론 로켓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어 달 기지 개발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우주 전문가들은 달 남극 주변 물과 얼음의 양이 38억 리터라고 추산합니다. 이를 활용해 식수를 얻고 물을 분해해 사람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만든다면 장기 체류도 가능해집니다. 남극 탐사에 성공하면 화성 등 다른 행성 탐사에 교두보가 될 수 있고 자원 확보에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어 우주 강국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경제적인 이득도 얻을 수 있는데요. 핵융합 원료인 헬륨-3, 희토류, 우라늄, 백금 등 희귀 자원 역시 풍부하다고 합니다. 헬륨-3는 지구에서 거의 없는 물질로 헬륨-3와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를 핵융합시키면 막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헬륨-3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은 핵분열에서 에너지를 얻는 원자력발전소와 다르게 방사능 폐기물도 거의 나오지 않아 미래의 에너지로 꼽힙니다. 달의 헬륨-3를 이용한다면 앞으로 인류는 몇세대 동안 에너지 걱정이 없는 그야말로 꿈의 에너지입니다.

때문에 과거에는 달에 사람을 보낸다는 것은 어떤 큰 목적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달이나 화성을 탐사해 희귀 원소도 찾고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어 달을 두고 세계 각 나라들의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17일 루나25호가 달 표면과 충돌하기 전 남극 지역 이미지를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17일 루나25호가 달 표면과 충돌하기 전 남극 지역 이미지를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호’ 발사 1주년…‘한국판 나사’ 설립은 산 넘어 산

우리나라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이미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달 탐사선 ‘다누리(Danuri)’를 보냈습니다. 지난해 8월 5일 발사된 다누리는 4개월 반 뒤인 12월 26일 달의 목표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고 지금도 하루 열두 번씩 달 주위를 돌며 지구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우주탐사 불모지에서 세계 7번째로 달 궤도에 탐사선을 투입·운용할 수 있는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했습니다.

‘다누리’가 발사 1주년을 맞아 달을 찍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다량의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르미트-A 분화구’, 분화구 경계면에 아르테미스 유인탐사 착륙후보지가 있는 ‘아문센 분화구’ 등의 촬영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들 지역은 영원히 태양 빛이 닿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으로 특히 아문센 분화구는 아르테미스계획의 유인탐사 착륙 후보지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달의 주요 자원 중 하나인 ‘토륨’ 등의 분포 등을 나타내는 원소지도 등 다양한 관측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달 탐사 임무 종료 시점은 당초 올 연말까지였지만 연료 상황 등을 토대로 수명이 2년 더 연장이 돼서 2025년까지 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우주항공청 설립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2032년 로봇 등 탐사 장비가 들어간 실제 달 탐사선을 한국형 발사체에 실어 달에 보낼 계획인데요.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달 탐사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우주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하지만 현재 우주항공청 설립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주항공청 입지를 두고 사천이냐 대전이냐 다투더니 국회에선 특별법을 놓고 여야가 맞섰고 있습니다. 정부는 ‘한국판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를 표방하며 우주항공청 연내 개청을 서두르고 있지만 4개월째 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산업이 급부상하면서 국가 우주 개발의 대표성과 전문성을 갖춘 우주 산업 활성화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타 국가들은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우주 개발 전략을 짜나가고 있지만 우리는 여야 갈등으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큽니다. 우리나라가 우주항공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선진국과 적극 협력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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