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SK, HBM 이어 낸드 적층 기술 경쟁 격화

입력 2023-08-09 16:14 수정 2023-08-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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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312단 낸드 샘플 공개…2025년 양산 '선공'
삼성전자, 2024년 9세대 이어 2030년 1000단 V낸드 개발
"낸드 불황 D램보다 심해…적층 기술이 곧 경쟁력"

SK하이닉스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3'에서 세계 최초로 321단 1테라비트(Tb) TLC(트리플레벨셀) 4D 낸드플래시 샘플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와의 '적층'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차세대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둘러싸고 각각 자사의 제품이 최고라며 기싸움을 벌인 바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미 HBM 차세대 제품양산 경쟁에 돌입하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을 고객사로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맞붙을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적층 기술이 경쟁력이다. 낸드는 한 개의 셀에 몇 개의 정보(비트 단위)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SLC(1개), MLC(2개), TLC(3개), QLC(4개), PLC(5개) 등으로 규격이 나뉜다. 정보 저장량이 늘어날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FMS 2022'에서 238단의 낸드 신제품을 공개한 후 현재 양산 중이다. 미국의 마이크론이 지난해 7월 232단 낸드 출하를 시작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같은 해 11월 236단으로 추정되는 1Tb 8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3사 모두 적층 단수의 한계로 여겨진 200단을 넘어선 낸드를 양산하면서 그동안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SK하이닉스가 1년 만에 300단 이상의 샘플을 이번에 공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SK하이닉스가 2025년 321단 낸드 양산을 공언한 것은 삼성전자에 '선공'을 한 것으로 읽힌다. 챗GPT 등장으로 확대된 생성형 AI 시장이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하고 저장하기 위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낸드 시장 1등 기업의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부터 낸드 시장 왕좌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미 차세대 제품 로드맵을 완성했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삼성 테크 데이’에서 2024년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2030년 1000단 V낸드를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적층 기술 경쟁이 치열해진 배경으로 업황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를 꼽는다. 기술력을 불황을 극복할 돌파구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SSD, USB, SD카드 등에 쓰이는 낸드는 스마트폰과 PC 등 전방 IT 제품 수요 둔화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하반기 낸드 감산을 더욱 확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는 D램과 달리 여러 업체가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 선두권 업체들의 감산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공급 과잉 상황에서 경쟁사들을 따돌릴 방법은 기술력밖에 없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낸드 적층 기술 경쟁이 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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