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원 맡겼는데”…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하루인베스트 돌연 '입출금 중단'

입력 2023-06-13 16:24 수정 2023-06-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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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인베스트, 입출금 중단…“파트너사 문제로 입출금 중단”
강남 사무실 돌연 폐쇄, 투자자들 “수억 맡겼는데 불안”
ISMS 예비인증 받았지만,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청 안해
미신고 사업자지만 유튜브·블로그 통해 사실상 국내 영업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하루 인베스트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하루 인베스트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가상자산 예치서비스 하루인베스트가 입출금을 돌연 중단해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신고되지 않은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이지만, 12%의 높은 이율로 투자자를 모집,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만큼 예치금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인베스트는 13일 오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최근 함께 일한 서비스 파트너 한 곳 중에서 문제를 발견했다. 파트너사와 함께 문제를 조사하고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한 비상 플랜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입출금을 요청을 중단하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가상자산 거래소 '고파이'의 경우, 미국 업체 제네시스캐피탈에 운용을 맡겼다가 고객 자산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하루인베스트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USD코인(USDC) 등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최대 12% 연이율로 이자를 주는 서비스다.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없이 싱가포르에 모회사를 두고 있지만, 강남에 사무실을 두고 사실상 국내 영업을 이어왔다. 한국어로 운영되는 공식 사이트는 없었지만, 유튜브·블로그 등 인플루언서를 통해 서비스를 홍보하며 공공연한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하루인베스트는 입출금 중단과 함께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을 폐쇄했다. 이날 오후 사무실 출입문에는 투자자들이 올 것을 예상했는지 ‘출입금지- 적발시 민 ·형사 법적 조치함’이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해당 건물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도 직원들이 있었지만 청소관리자에게 ”회사에 사정이 생겨 당분간 청소할 필요가 없다”고 사무실을 비웠다.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하루인베스트 사무실에는 돈을 맡긴 투자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구체적인 투자 금액을 밝히기 꺼려했으나, 한 투자자는 “수 억원을 맡겼다. 돈을 떼일까 걱정된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투자자들은 “평소 하루인베스트가 규모가 크고, 유저들과 꼬박꼬박 소통하고, 수익률이 좋아서 맡겼다”고 말했다.

하루인베스트의 정확한 자금 규모 및 투자자들의 예치 금액은 공개된 바 없다. 일각에서는 하루인베스트에서 운용하는 금액이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 추정하며, 러그풀이 발생하면 시장에 여파가 클 것이라 우려한다. 미신고 사업자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도 파악한 바가 없다. 하루인베스트는 지난달 ISMS 예비인증을 밟았다고 밝혔으나, VASP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FIU 관계자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라 별도로 보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 “VASP 심사가 진행 중인 것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고팍스,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하루인베스트로의 출금을 제한한 상태다. 업비트는 공지사항을 통해 "하루인베스트가 이날 오전 9시40분 부로 디지털자산 입출금 중단 결정과 관련한 공지를 안내했다"고 밝혔다. 코인원과 코빗, 고팍스도 동일한 조치를 취했다. 5대 원화마켓 거래소 중 빗썸은 하루인베스트로의 출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하루인베스트는 예치 서비스를 검토할 때 항상 벤치마킹 하던 곳으로 일 단위로 금액을 뺄 수 있는 곳이라 많은 투자자들이 이용하던 곳으로 알고 있다. 가뜩이나 시장이 안좋은데 후폭풍이 있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한편, 하루인베스트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공동 창업자인 주은광 와스더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내부에 사정이 생기긴 했지만 악의적으로 러그풀을 하려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아직 공식 회사의 입장이 나오지 않았으니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기다려야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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