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확대 법안도 3년째 계류…‘SG발’ 주가조작도 놓쳐 [무법지대 자본시장 불공정(하)]

입력 2023-05-03 11:18 수정 2023-05-0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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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2배 상향 조정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지난달 법사위 회부
법사위 전체회의서 논의해야…이달 상정 여부 ‘주목’
전문가 “자본시장 위반행위자, 형벌보다 재산적 과징금 더 효과적”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금전적으로 단죄할 수 있는 과징금 상향 조정 법안이 3년째 계류 중이다. 일찌감치 해당 법안이 통과됐다면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조작 의혹 사태도 개정된 법을 적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탓에 피해 금액만 최대 1조 원으로 추정되는 주가 조작 사태 처분도 어려운 상황이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에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해당 개정안은 4건의 의원 발의안(박용진 의원 대표 발의 2건, 윤관석 의원 대표 발의, 윤창현 의원 대표 발의)을 대안반영으로 폐기하고 마련된 것으로 지난달 6일 정무위원회에서 의결됐다.

▲불공정거래 과징금 '자본시장법 개정안' 주요 내용 (의안정보시스템)
▲불공정거래 과징금 '자본시장법 개정안' 주요 내용 (의안정보시스템)

국회법에서 정하는 법사위에 회부된 법률안의 숙려기간은 5일이다. 상임위인 정무위에서 법사위로 회부돼 전체회의에 상정될 수 있는 기간이 있었지만, 상정 안건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당시 법사위에 상정된 안건은 총 71개였다. 법사위 관계자는 “법사위 일정은 통상적으로 국회 본회의 날짜를 기준으로 법사위 전체회의 일정을 잡는다”라며 “지난달의 경우 법안1소위에서 특검법을 논의하다보니깐 전체회의 안건에 대한 논의가 밀린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징금 2배 부과·검찰총장 행정처분 목적 금융위에 자료 제공 ‘신설’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절차가 늦어지면서 금융당국은 두 가지 기회를 잃었다. 법 개정의 본래 취지인 과징금 2배 부과와 행정처분을 위해 검찰로부터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다.

개정안은 법 제429조의 2의 조항명을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과징금’에서 ‘불공정거래행위 등에 대한 과징금’으로 변경했다. 과징금 부과 기준은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얻은 이익 또는 이로 인해 회피한 손실액의 1.5배에서 2배로 상향 조정했다. 적용 유형은 △장내파생상품의 대량보유 보고 등(제173조의2제2항)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제174조) △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제176조) △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제178조) 등이다.

또한 해당 조문에는 검찰총장이 금융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하고자 수사 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당초 의원 발의안에는 ‘금융위는 검찰총장으로부터 불공정거래 혐의자에 대한 수사·처분결과를 통보받은 후 과징금을 부과한다’였으나 금융위가 행정처분의 결과를 독립적으로 부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해 수정된 것이다.

정무위는 의결안에 자본시장법 개정안 대안 제안 이유로 “불공정거래행위를 신속하게 제재하고 관련 부당이득을 박탈함으로써 자본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기술했다.

금융당국 내에서도 ‘탄식’…전문가 “조속한 법안 마련 필요, 엄중하게 다뤄야”

주가 조작 의혹 사태가 발생한 이후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탄식이 새어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미리 통과됐다면 행정처분을 위한 수사 자료를 검찰에 요청했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날 과징금도 2배 부과할 수 있었을텐데 그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로 마련된 부당이득 산정 방식을 적용하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는다. 범죄 행위 시 기준으로 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이번 주가 조작 의혹 사태에 계류 중인 개정안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당이득 산정 방식도 법제화해야 하는데 아직 법이 통과되지 않아서 속상하다”면서 “다만 법이 소급적용을 잘 안 하더라도 제도가 바뀐 부분에 대해서 양형 등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부분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조속한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연 한국증권법학회장(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과거 자본시장법상 과징금 적용 여부를 논의했을 때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도입됐다면 우려할 부분은 없었을 것”이라며 “자본시장에서 형벌보다 재산적인 과징금이나 벌금이 훨씬 더 효과적일텐데 (과징금 적용 범위 등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 “과징금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도 (불공정거래 시 위반행위로) 발생하는 이익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하고,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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