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투證 사장의 ‘전화위복’ 리더십…“위기, 성장 계기로 전환”[CEO 탐구생활]

입력 2023-05-01 14:32 수정 2023-05-0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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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가 필연이라면 가치투자는 필수”…IB 수익률 1위 기염

“시장은 매순간 어려웠고, 항상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해왔습니다. 우리는 어려움과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고 성장의 계기로 전환해 나가야 합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금융가가 온통 부산스럽던 올해 초, 정일문<사진>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가치를 역설했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에 이어 지난해 코로나19발 긴축 위기가 점쳐지는 와중에도 사고의 전환을 통한 판단만이 ‘안정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가치전도의 리더십’을 드러낸 대목이다. 정 사장은 “우리 업의 본질은 리스크를 필연적으로 동반하고, 리스크에 대한 대가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의 ‘전화위복’ 경영은 어두운 시기를 맞자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금융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던 시기, 국내 증권사 중에선 이를 대규모 정리해고로 대응하는 곳이 속출했다. 부동산 거래량이 뚝 떨어지고 투자매물이 마르자 부동산PF 등 조직을 정리하고 많은 전문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은 오히려 신입 채용을 늘리고 과감한 신규 투자 사업 채비를 갖췄다. 내부에선 위기마다 직원을 보듬는 회사라는 자부심이 묻어나왔다.

올해 초에는 외부 인재 영입 등을 통해 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부 신설에 나섰다. 기업의 눈높이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자 기관투자 전용 사모펀드(PEF) 운용이란 결단을 내렸다. 거품이 가라앉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옥석가리기’를 통해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재빠르게 과감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업계에선 1988년 한국투자증권(과거 한신증권)에 입사한 후 30여 년이란 긴 기간 대부분을 IB(기업금융) 파트 ‘외길’로 걸어온 정 사장의 경험에서 비롯된 결단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서 5연임에 성공하며 그동안 IB 부문의 골격과 내실을 다져온 정 사장은 지난해 시장 위축에도 IB 수익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정 사장의 지휘 아래 해외 IB 시장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 Corp)과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금융 중심지의 사모대출 시장에 본격 진출할 기틀을 마련한 모습이다. 합작사 ‘SF 크레딧파트너스(SF Credit Partners)’는 올해 출범,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PD, Private Debt) 비즈니스에 주력한다. 특히 글로벌 대형 은행들의 직접 참여가 막힌 미들마켓 론(Middle Market Loan, 중견 ·중소기업 직접 대출)에 집중, 틈새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해외법인들의 활약도 이어지고 있다. 뉴욕의 IB전담 법인(KIS US)은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락우드캐피탈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프로퍼티가 소유한 665뉴욕애비뉴 빌딩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000만 달러의 인수금융 딜을 주관하며 역량을 드러냈다. 홍콩 현지법인은 야후(Yahoo)의 대형 인수금융(M&A) 딜에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선순위 공동 주관사를 맡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정 사장은 직접 베트남을 찾아 ‘드래곤캐피탈자산운용’을 비롯한 현지 주요 기업 및 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신사업 기회를 모색한 바 있다.

정 사장은 “회사 자산 및 사업의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신사업 발굴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사업 확장은 이러한 노력의 핵심”이라며 “올해 시장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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