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위기 3년째…글로벌 채권단, 장기전 늪에 빠져

입력 2023-03-29 14:3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작년 중국 부동산 역외 채권 연체액 사상 최대
140개 넘는 채권 디폴트 처리
헝다 등 주요 기업, 기존-신규 채권 교환 제안
상환까지 앞으로 몇 년 더 걸릴 듯

헝다 사태로 시작한 중국 부동산 위기가 햇수로 3년째를 맞았다. 약 7350억 달러(약 955조 원) 규모의 중국 역외 채권 시장이 부동산 위기로 여전히 위태로운 가운데,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글로벌 채권단의 노력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상황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으면서 부동산 위기는 이제 장기전에 들어갈 조짐을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부동산 역외 채권에 대한 연체액은 465억 달러에 달한다. 사상 최대 규모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지난해만 140개 넘는 채권에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찰스 창 중화권 선임 이사는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에서 이렇게나 많은 디폴트가 발생한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과거 사례를 찾기 어려워 선례로 남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기업들이 돈을 갚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몇 년에 걸쳐 모든 노력을 쏟았지만, 대부분 좌절했다. 일부는 규제 당국의 개입과 회사 청산을 요구했지만, 자칫 헐값에 급매를 촉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마저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부동산 위기를 촉발한 헝다가 지난주 발표한 채무 조정 계획은 투자금 상환까지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앞서 헝다는 갚지 못한 채권을 12년 만기의 신규 채권으로 교환하는 것을 채권단에 제안했다.

헝다의 제안은 유동성 문제를 겪는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에 일종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수낙은 2~9년 만기 신규 채권을 기존 채권과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룽광그룹도 7년 만기 채권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채권 교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의 제니 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디폴트 기업 대부분은 자본 구조의 크기와 복잡성으로 인해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역외 채권은 국경을 넘나드는 특징으로 실행에 또 다른 과제를 부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발행했던 고수익 달러채들이 맥을 못 추고 있는 점은 채권단의 관심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2023년 만기인 헝다의 연이율 7.5% 채권 가격은 현재 달러당 10센트를 밑돌고 있다. 헝다의 대대적인 재편 계획에도 투자자들의 신뢰는 되돌아오지 않고 있다. 2025년 만기인 룽광의 5.75% 채권과 2024년 만기 수낙의 5.95% 채권 역시 30센트 아래서 거래되며 부진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는 “기업의 구조조정과 막대한 부채 부담, 국경을 초월하는 법적인 복잡성은 회복의 머나먼 길을 더 늘리고 있다”며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채권단의 투쟁은 중국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부각할 뿐 아니라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몰락시킨 위기를 종식하지 못하는 당국의 무능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국힙원탑' 민희진의 기자회견, 그 후 [해시태그]
  • [유하영의 금융TMI]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된 ‘정책금융’…부동산PF에도 통할까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번엔 독일행…글로벌 경영 박차
  • ‘이재명 입’에 달렸다...성공보다 실패 많았던 영수회담
  • ‘기후동행카드’ 청년 할인 대상 ‘만 19~39세’로 확대
  • "고구마에도 선이 있다"…'눈물의 여왕' 시청자들 분노 폭발
  • 투자자들, 전 세계 중앙은행 금리 인하 연기에 베팅
  • 잠자던 '구하라법', 숨통 트이나…유류분 제도 47년 만에 일부 '위헌'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241,000
    • +0.36%
    • 이더리움
    • 4,768,000
    • +2.01%
    • 비트코인 캐시
    • 689,000
    • +0.8%
    • 리플
    • 744
    • -0.53%
    • 솔라나
    • 205,200
    • +1.03%
    • 에이다
    • 672
    • +0.6%
    • 이오스
    • 1,169
    • -0.76%
    • 트론
    • 172
    • -0.58%
    • 스텔라루멘
    • 163
    • -1.21%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600
    • +0.1%
    • 체인링크
    • 20,260
    • -0.25%
    • 샌드박스
    • 660
    • +1.0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