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신뢰 흔드는 미국 양대 경제수장...파월·옐런 ‘동상이몽’

입력 2023-03-23 15:57 수정 2023-03-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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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준금리 발표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린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서로 다른 소리를 내며 시장 불안을 부채질했다. 가뜩이나 투자자들이 예민해진 상황에서 미국 양대 경제수장이 엇박자를 냈다.

2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한 은행 위기를 언급하면서 당국이 최선의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경제나 금융 시스템에 심각한 피해를 줄 위협이 있을 때 우리는 예금자를 보호할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며 “예금자들은 예금이 안전하다고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반부 무렵 옐런 장관이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은행 위기에 관한 질문들을 받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광범위한 보호를 약속한 파월 의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옐런 장관은 ‘의회 승인 없이 예금 보험을 확대할 수 있는 조처를 할 계획인지’라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당국은 예금자들의 저축이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포괄적 보험과 관련한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비보장 예금에 대한 포괄적 보험엔 특별한 상황이 필요하고 의회의 결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25만 달러(약 3억2650억 원) 한도를 넘어 은행예금 보증을 확대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의 발언은 오후 3시경 나왔고, 직후 뉴욕증시에선 S&P500지수 상승분 0.9%가 사라졌다. 올해 들어 여섯 번로 큰 폭의 하락 반전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페더레이티드에르메스의 스티브 치아바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옐런 장관과 파월 의장이 은행 예금에 대해 동시에 모순된 메시지를 전했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며 “파월 의장은 본질적으로 모든 예금이 안전하다고 말했지만, 옐런 의장은 ‘내 맥주 좀 갖고 있어 봐(Hold my beer)’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Hold my beer’는 허세나 실패를 조롱할 때 쓰이는 농담이다.

FBB캐피털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총괄은 “불행히도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과 옐런 장관의 발언 전에도 달걀 껍데기 위를 걷고 있었고, 이후 충돌한 두 메시지는 S&P500지수에서 보듯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파월 의장 발언에 옐런 장관의 혼란스러운 발언까지 겹치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1%대 하락했다.

특히 은행 위기 이후 변동성이 커진 은행주가 일제히 추락했다. 팩웨스트와 퍼스트리퍼블릭은 각각 17.12%, 15.47% 폭락했고 웨스턴얼라이언스도 4.97% 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체이스 등 대형은행도 줄줄이 하락했다.

반면 채권시장에선 금리 인상이 거의 끝났다는 인식 속에 미국 국채 금리들이 모두 하락했다. 10년물은 11bp(1bp=0.01%포인트(p)) 하락한 3.492%, 2년물은 20bp 내린 3.974%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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