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강타 은행위기에 “경기침체 더 빨라진다” 불안 고조

입력 2023-03-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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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수익률, 주가, 유가 줄줄이 급락...경기침체 공포 반영
은행 대출 문턱 높아지면서 침체 가속화 우려
골드만삭스, 미국 성장률 전망 하향
소비도 불안…2월 美소매판매 0.4% 감소
연준 긴축 중단 전망도 고개

은행발(發) 금융시장 위기가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일파만파 번지면서 세계 경제는 또다시 침체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이 몰고 온 올해 말 경기침체 시나리오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최근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은 경기침체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이어 스위스 2대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채권 수익률과 주가, 유가까지 줄줄이 무너져 내렸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의 4.22%에서 이날 한때 3.72%까지 내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0.16% 뛴 26.14를 나타냈다. 이 지수는 장중 한때 29.92까지 치솟았다.

모건스탠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짐 카론 글로벌 채권 거시전략 대표는 “최근 발생한 사태들은 금융환경이 악화했다는 걸 보여준다”며 “시장은 이 문제가 경기침체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월가에서는 연준의 긴축 여파로 연말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은행 위기에 노출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기침체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전략가는 “은행들이 대출을 더 조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침체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SVB 사태 이후 중소은행은 물론 대형은행과 투자사들의 대출 기준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평가기관은 은행 대출 축소 가능성을 이유로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기존 대비 0.3%포인트(p) 내리면서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소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 2500억 달러 이하 은행들이 미국 전체 산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주거용 부동산과 민간 대출 비중도 각각 60%, 45%에 이른다.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도 더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월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4% 줄어든 6979억 달러(약 916조 원)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1.1% 감소한 이후 1월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다시 줄어들었다.

화살은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경기침체 우려를 증폭시킨 연준으로 향하고 있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금융 시스템 균열은 오랜 금융완화의 대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용불안 확산을 ‘도미노’에 비유하며 “앞으로 그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이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긴축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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