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도 불사…카카오ㆍ하이브, 왜 ‘SM’ 고집하나 [이슈크래커]

입력 2023-03-07 15:59 수정 2023-03-0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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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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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경영권 인수전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3일 법원이 이수만 전 총괄의 손을 들어주며 하이브 측으로 승기가 기우는 듯했지만, 카카오가 6일 공개매수를 선언해 다시 긴 공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카카오가 15만 원 승부수를 던져 하이브도 SM 인수를 위해서는 출혈 경쟁을 지속해야 합니다. 지분 확보를 위한 ‘쩐의 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카카오와 하이브가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으며 SM 경영권 확보에 열성적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공개매수 나서는 카카오…역전당한 하이브

6일 카카오가 SM 공개매수를 결정했습니다. 일반 주주 주식을 15만 원에 사들여 총 지분 35%를 확보한다는 계획인데요. 애초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SM을 포기하고 차선책으로 JYP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카카오는 SM에 ‘올인’하는 모양새입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절반씩 자금을 투입해 총 인수금액 약 1조2500억 원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죠.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성공한다면 현재 의결권 지분 19.43%인 하이브를 제치고 SM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됩니다.

카카오가 공개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건 3일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김유성)가 지난달 10일 이수만 전 SM 총괄이 SM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CB)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7일 카카오는 SM 신주 123만 주와 전환사채 약 114만 주를 인수해 SM 전체 지분의 9.05%를 확보했는데요. 이 전 총괄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자 지분 확보를 위해 공개 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여기에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 실패로 돌아갔다는 사실이 카카오에 활로를 열어줬습니다. 앞서 하이브는 1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25% 지분 확보를 목표로 했는데요. 공개매수 기간 중 SM 주가가 하이브가 공개매수 금액으로 책정한 12만 원을 웃돌자 대부분 주주가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스포츠 마케팅사 갤럭시아에스엠이 매각한 주식 외에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응한 SM 주식은 4주에 불과하죠. 결국 하이브가 공개매수로 확보한 지분은 23만3817주(0.98%)에 불과했습니다. 공개매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며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의 우호지분 3.65%를 합쳐도 19.43% 확보에 그치게 됐습니다. 목표였던 25%의 77% 수준인데요. 카카오의 공개매수 선언으로 하이브는 수세에 몰린 상황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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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개막…투자금 빵빵한 카카오에 하이브도 실탄 장전

카카오의 공개매수 선언에 본격적인 ‘쩐의 전쟁’이 시작될 전망입니다. 공개매수에 돌입한 카카오는 물론, 하이브도 발을 빼기 힘든 상황이죠. 지금 물러나면 하이브 측은 지금까지 4508억 원을 들여 확보한 15.78%가 무용해집니다.

두 기업의 치킨게임의 향방을 결정지을 요소는 자금 동원력으로 보이는데요. 이 방면에서는 카카오가 조금 더 우세합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용 현금이 5조7000억 원에 달합니다. 1월 카카오엔터는 1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국부펀드(PIF)로부터 1조15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지에 성공하기도 했죠.

하이브도 실탄 장전에 나섰습니다. 하이브는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해 국내외 엔터테인먼트 회사 및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최대 1조 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나섰습니다. 6일부터 9일까지는 ‘SM 위드 하이브’ 캠페인의 일환으로 SM 지분이 있는 자산운용사 대상으로 1대 1 NDR(투자설명회)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1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하이브 측 주주 제안에 힘에 실어 달라고 요청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장악하면 향후 경영권 분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인데요. 국민연금, KB자산운용 등 기존 주요 투자자를 설득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외에도 하이브는 소액주주들을 대상을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수전 직전 9만 원을 밑돌던 SM 주식이 약 한 달 만에 160% 이상 급등했기 때문인데요. 이미 주가 폭락을 전망한 공매도 세력이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10~28일까지 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이전 대비 약 10배 폭등한 136억 원에 달하죠. 이에 양측 모두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현재 SM 지분을 4.91%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는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향후 부담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 판교아지트(연합뉴스)
▲카카오 판교아지트(연합뉴스)
양측 다 SM IP에 욕심…카카오는 IPO 앞둬

카카오와 하이브가 SM 엔터 인수전은 결국 향후 엔터테인먼트계의 입지 확보 쟁탈전으로 귀결됩니다. 하이브는 K팝의 성장을 위해 SM을 인수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3일 외신과 인터뷰에서 “(K팝이) 장르로서 일시적 성장 둔화가 있고, 이 상태로 놔두면 많이 위험할 수 있다”며 “그 관점에서 SM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보다는) 확실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죠.

카카오도 7일 “다양한 분야로 지적재산권(IP)을 다각화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는데요. 카카오는 지난해 자사 미래 10년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비욘드 코리아’를 선정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내세웠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SM의 K팝 IP가 필수적일 것이라고 분석하죠. 카카오는 산하에 여러 연예기획사와 음악 레이블을 두고 있지만, 방탄소년단(BTS)과 뉴진스 등 세계적인 그룹을 보유한 하이브에 비해서는 다소 약한 경쟁력을 지녔습니다. 이에 SM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IP 확대, 나아가 해외 시장 선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SM 경영권 인수 성공’이 카카오가 투자자들에게 내보일만한 가장 확실한 성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1조15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이 사실상 SM 인수를 전제로 한 투자였다는 관측까지 나오죠. 앞서 카카오엔터는 투자금의 절반 수준인 5769억 원을 타법인 증권 취득에 활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투자금 유치 시점에서 카카오가 이미 내보일 성과로 SM 인수를 점 찍어 뒀다는 거죠. 이에 10조5000억 원으로 평가됐던 카카오엔터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역시 SM 경영권 인수 상황을 고려한 규모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에 따르면 카카오로서는 SM 인수가 더욱 필수적인 상황이죠. 한편 카카오엔터는 지난해부터 프리IPO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엔터가 SM 경영권 확보를 통해 메가 IPO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이에 따르면 카카오의 SM 인수전 등판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던 것으로, 경영권 확보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만큼 ‘쩐의 전쟁’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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