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번지는 미분양 ‘경고등’…상반기 ‘10만 미분양’ 가시권

입력 2023-03-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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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주택 증가 문제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미분양 주택이 최대 5배 늘어난 곳도 확인됐다. 청약시장 침체가 계속되지만, 건설사의 고분양가 기조는 꺾일 기미조차 없다. 집값 내림세에 고분양가 부담까지 더해지자 실수요자는 분양시장서 분양시장 침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는 상반기 중으로 미분양 ‘10만 가구’ 선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면서 추가 악화가 이어지면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5일 본지가 국토교통부 미분양 통계를 분석한 결과 최근 반년 동안 수도권 미분양 주택 증가율이 지방 증가율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선 서울보다 인천과 경기도의 미분양 주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1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359가구로 지난해 8월 3만2722가구 대비 130%(4만2637가구) 늘었다. 수도권에선 이 기간 5012가구에서 1만2257가구로 늘어 145%(7245가구) 증가했다. 지방은 2만7710가구에서 6만3102가구로 128%(3만5392가구) 증가해 수도권과 전국 평균보다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수도권에선 특히 인천의 미분양 주택 증가세가 가팔랐다. 인천은 1월 미분양 주택이 총 3209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 1222가구 대비 163%(1987가구) 급증했다. 경기지역도 3180가구에서 8052가구로 153%(4872가구)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은 610가구에서 996가구로 63%(386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천과 경기도는 최근 대단지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고 있다. 인천은 지난해 12월 대비 미분양 주택이 28.7% 급증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분양한 대단지가 평균 경쟁률 0.6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청약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조현호 기자 hyunho@)

경기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1월 경기지역 미분양 물량은 전월 대비 6.1% 늘었다. 청약시장 부진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경기부동산포털이 집계한 ‘경기도 미분양주택 현황’에 따르면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평택시로 1447가구에 달한다. 화성시 역시 1352가구로 지난 1월 한 달 만에 616가구 늘었다. 평택에선 화양지구 일대 단지 위주로, 화성시에선 동탄2신도시 일대 신축 단지 위주로 미분양이 급증했다.

지방에선 대전의 미분양 물량 적체 속도가 가팔랐다. 대전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8월 668가구 수준이었지만, 지난 1월에는 3025가구로 2357가구(353%) 증가했다. 대구는 기존 미분양 물량이 많이 쌓여 증가율은 낮았지만, 여전히 미분양 적체 현상은 심각했다. 대구는 지난해 8월 8301가구에서 1월 1만3565가구로 63% 늘었다.

이렇듯 분양시장 내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는 가운데 건설사의 고분양가 기조가 이어지고, 정부 역시 당장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미분양 주택이 더 쌓일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발표한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동향에 따르면 1월 기준 전국 3.3㎡당 분양가는 평균 1571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 말 1417만 원보다 10.9% 오른 값이다. 수도권은 이 기간 3.3㎡당 2065만 원에서 2149만 원으로 4.1% 상승했다. 실수요자가 청약을 결심하더라도 고금리에 분양가 상승이라는 ‘이중고’ 영향으로 분양받기 힘든 환경이다.

여기에 정부는 미분양 물량 급증에도 아직 “개입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뜻을 고수 중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현재 미분양은 건설사의 가격 할인 등 자구 노력으로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는 일시적인 마찰성 미분양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미분양 물량이 당분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빠르게 늘어 상반기 10만, 연내 12만 가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한 토론회에서 “초기분양률이 현재와 같이 58.7%로 낮게 유지되면, 연내 미분양 주택이 12만 가구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정부가 당장은 미분양 물량이 쌓여가도 개입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상반기 중으로 10만 가구를 넘기면 취득세 할인이나 직접 매입 등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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