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가 없다…벼랑 끝 노정관계

입력 2023-02-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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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환노위 처리에 고용부 반발…노동계는 회계장부 강공에 타협 거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노조 회계 투명성 관련 내용을 브리핑 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노조 회계 투명성 관련 내용을 브리핑 하고 있다. (뉴시스)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결을 계기로 노동개혁 주체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 입장문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는 과도하게 보호받지만, 다수 미조직 노동자는 그 비용을 부담하며 결국 양극화는 심화할 수 있다”며 “불안한 노사관계와 그 비용은 기업 투자 위축과 청년 일자리 감축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시대 변화와 국제 흐름에 뒤떨어져 있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현장의 뿌리 깊은 잘못된 관행들을 바꿔나가는 것이 지금 할 일”이라며 “남은 국회의 심의 과정에서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원청 사용자에 대한 하청 등 간접고용 근로자의 교섭권을 보장하고, 노동쟁의 범위를 근로조건에 관한 이익분쟁뿐 아니라 임금체불 청산·근로자 복직 등 권리분쟁까지 확대하고, 단체교섭·쟁의행위 등 노조 활동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의 약칭이다. 15일 환노위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결된 데 이어 17일 안건조정위원회, 이날 전체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지연 시 본회의 직회부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국회는 지금이라도 더 이상의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무리한 노사분규로 이 나라의 기업과 경제가 멍들어 갈 것”이라고 반발했다.

야권의 노란봉투법 처리 강행은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반격 성격이 강하다. 그간 노동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온 야권이 정부에 강대 강으로 맞서면서 기존 정부와 노동계 간 관계뿐 아니라 국회와 정부, 국회와 경영계 간 관계도 완전히 꼬여버렸다. 모두 퇴로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노·정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고용부는 노조 회계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조합원 1000명 이상 단위노조와 연합단체 334곳에 회계장부 등 비치·보존 의무 자율점검 결과서 및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3분의 2 가까운 노조가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자 고용부는 과태료 부과, 정부 지원금 삭감, 노조 조합비 세액공제 폐지 등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또 지난해부터 노동개혁 일환으로 근로시간 관리단위 확대, 부분 근로자대표제도 등을 추진 중이다. 모두 노동계가 반대하는 사안이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지나간 시간을 거스를 순 없으니 다시 관계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지금은 건널 수 없는 강의 양 끝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라며 “노동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현재의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노·정관계 역시 변화의 단초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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