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석학이 본 2023년] 맥널리 “한국, 에너지 정책 전환 서두르지 말아야”

입력 2023-02-20 05:00 수정 2023-02-2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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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2-19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이슈로 본 경제대전망

(1)세계 경제 석학이 본 2023년

(2)노동개혁으로 본 한국 산업 전망

(3)규제개혁과 2023 한국 부동산

(4)인플레이션으로 본 2023 한국 주식.채권시장

(5)가상자산의 부활 노리는 2023년

올해 에너지 가격, 중국 리오프닝 등으로 다소 오를 것
복합적 외부 충격에 예측 어려워
한국, 원전기술 선두주자…원전 복귀 놀라운 일 아냐
전략비축유 관리ㆍ대체 수입원 찾아야

에너지 ‘대혼돈’의 시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양대’ 충격으로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에너지 시장은 현재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시장을 움직일 ‘복병’이 도사리고 있어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에너지 시장을 30년간 연구해온 로버트 맥널리 래피던에너지그룹 회장은 19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예측이 가장 까다로운 시기”라며 한국에는 에너지 정책 전환을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에 잔뼈가 굵은 맥널리도 올해 유가 전망에는 ‘경우의 수’를 많이 따졌다. 그는 “올해 에너지 가격은 유럽의 제재로 러시아 원유 공급, 특히 정제품 수출 차질이 시작되고 중국 경제활동이 재개된 영향으로 다소 오를 것”이라면서도 “거시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유가가 작년 정점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고 천연가스 가격은 주로 날씨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공급 타격’과 ‘거시경제 환경 악화’, 두 개의 거대한 외부 충격이 동시에 원유 시장을 강타하면서 변수가 늘었고, 그 결과 유가 방정식도 복잡해졌다는 게 맥널리의 평가다. 그는 “과거에는 걸프전, 경기침체 등 외부 충격이 한 가지였다”면서 “지금처럼 두 가지 사건이 몰아친 건 이례적이라 시장을 분석해온 30년 중 단기 유가 예측이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유가 급등락 요인이 혼재한 가운데 어떤 게 더 영향력을 발휘할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다만 시간표를 조금 연장할 경우 맥널리의 전망에는 자신감이 붙었다. 맥널리는 “2020년대 후반 원유 시장은 수년간의 ‘호황기(boom cycle)’에 진입할 것”이라며 “유가가 100달러 중반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급 불일치가 ‘화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코로나 이슈가 지나가고 세계경제가 성장을 회복하면 원유 수요는 급격하게 반등할 것”이라면서 “반면 2014년 시작된 ‘불황기(bust cycle)’와 전 세계 정부의 화석연료(석유, 천연가스, 석탄) 사용 억제 정책이 겹치면서 신규 공급 투자는 감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 영향으로 수년 내 OPEC플러스(+)가 증산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큰데, 수요를 맞추지 못할 경우 유가는 치솟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투자자를 위한 조언도 이런 인식에서 비롯됐다. 맥널리는 “원유와 가스 분야는 중기적으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분야 중 하나”라며 2020년대 말, 에너지 기업에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확신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에너지 시장의 불안 요소다. 맥널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이 러시아를 통치하는 한, 유럽은 에너지 공급처를 두고 한국을 비롯한 에너지 주요 수입국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략비축유 관리를 강조한 그는 “업스트림(원유 탐사와 생산 단계)과 다운스트림(제품 판매) 투자를 통합하는 것도 민간 기업들이 가격 변동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를 급하게 대체하기 위해 너무 많은 위험을 감수하지 말고, 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저렴하고 풍부한 자원을 수입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널리는 ‘탈탄소’ 투자에 확실히 가속이 붙었다면서도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화석연료가 전 세계 에너지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고 이걸 대체하려면 상당한 민간투자가 지속돼야 한다”며 “대체 에너지 전망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에너지 정책 얘기가 나온 김에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졌다. 무공해 에너지원인 원자력 찬성론자라고 밝힌 그는 한국 원전 전망을 깊게 연구하지는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한국은 원전 기술의 선두주자”라며 “원전 복귀가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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