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금융감독원 보험 민원처리 향상방안

입력 2023-02-19 06:57 수정 2023-02-2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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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금융민원 동향’ 자료를 보면 2022년 상반기 금감원에 접수된 금융민원은 총 4만4333건으로, 2021년 총 4만1873건 대비 5.9%인 2460건이 증가하였고, 금융권역별로는 손해보험(40.1%, 1만7798건), 생명보험(19.6%, 8684건), 중소서민(16.2%, 7200건), 금융투자(12.7%, 5612건), 은행(11.4%, 5039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전체 민원 중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등 보험민원이 2만6482건으로 전체 민원 4만4333건의 59.7%(2만6482건)를 차지하였으며 금감원 민원 중 손해보험이 40.1%, 생명보험이 19.6%로 1, 2위를 기록하였다.

또한 2021년 상반기에도 보험민원이 금감원 전체 금융민원 4만1873건의 59.8%(2만5076건)를 차지하여 금감원은 내부의 제한된 인력만으로는 보험과 관련한 신속한 민원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주장하여 최근 입법 예고한 보험업법 개정안에서 생명·손해보험협회 등 보험협회에서 일반민원을 처리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생노병사)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한다. 보험민원은 보험금 산정·지급과, 면·부책, 보험모집 관련 다툼이다.

한편 2022년 9월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송석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보험민원의 평균 처리 기간이 생명보험은 19.7일에서 47.2일, 손해보험은 11.8일에서 51.5일로 각각 27.5일, 39.5일 증가했으며, 동기간 민원 접수 건수는 생명보험 300건(+1.7%), 손해보험 2,559건(+8.6%) 증가했으나, 평균 처리 기간은 생명보험은 2.4배, 손해보험은 4.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장 민원 처리 기간도 2017년 생명보험 181일, 손해보험 191일에서 2021년 각각 643일, 616일로 대폭 증가하여 민원인은 약 1년 8개월간 보험사와 다툰 꼴이 되었고, 또 다른 민원인은 금감원에 보험금 지급 민원을 제기했으나 무려 9개월간 금감원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다가, 결국 해당 보험사에 소송을 제기해 해결하라는 통보만 받았다는 언론 보도도 있다.

금감원의 이러한 문제는 2016년에도 있었는데 금감원이 민원처리에 대한 공정하고 효율적인 서비스 제공과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민원처리 전문인력’에 대한 금융기관 경력자 80명을 공개 모집하여 배치한 적이 있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현재 금융소비자단체는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민원 중 일반민원을 보험협회가 분담해 처리하는 방안에 반대하는데 그 이유는 보험협회는 보험사들이 내는 회비로 운영되는 조직인데 이러한 조직에서 회원사인 보험사와 관련된 민원을 처리할 때 과연 중립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하게 처리할 것인지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과거 필자가 국회 입법조사관으로 근무할 당시, 보험사 민원담당자와 여러 차례 소통하면서 파악한 현실은 이렇다.

금감원 보험민원을 담당하는 부서에 배치된 후 좌충우돌하다가 1~2년 정도 지나면서 보험민원 업무에 익숙해진다. 그러나 이 무렵에 2~3년마다 발생하는 인사이동에 따라 보직이 변경되는 바람에 경험을 가진 직원은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고 보험민원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직원이 새로 배치되기 일쑤다.

금감원의 보험민원 처리 기간이 늘어나고 처리 건수가 누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원인이 되며 이는 금감원 민원담당 직원의 짧은 직무 기한으로 인한 전문성 부족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판단된다.

금감원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권 직원들은 민원처리 업무가 까다롭고 민원인과의 민원처리 과정도 힘들어서 민원부서를 피하려는 인식이 강해서 민원부서를 꺼리는 경향이 많고 가능한 한 빨리 민원부서를 떠나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이들 민원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한 인사상 가점이나 승진, 보수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족하여 능력 있는 직원들의 유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도 문제라고 할 수 있고, 금감원장이나 개별 보험사 CEO의 민원 처리 및 관련 부서에 관한 관심 또한 부족한 것이 현실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금감원을 비롯한 보험업계가 변해야 한다. 금융민원의 60%를 차지하는 보험민원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하여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그런데 현재 금감원의 보험 관련 부원장은 보험과 전혀 관련이 없는 금감원 기획을 담당하는 수석부원장 체제하에 놓여 있는데 신속하게 보험을 담당하는 부원장 체제로 조직을 개편해야 하며 금융소비자보호처 역시 보험민원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조직과 프로세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

금감원장과 보험업계 CEO들은 금융민원의 60%를 차지하는 보험민원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공정하고 엄격한 기준을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선행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보험사 및 금감원 내부적으로 보험민원의 획기적 개선을 위하여 보험민원을 담당하는 직원들에 대한 민원처리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이들을 민원전문가로 양성하고 양성된 직원들에 대한 승진 및 인사상 가점을 부여하여 민원전문가로 대접받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보험사는 보험민원 부서를 대표 직속으로 두고 이들의 애로사항과 문제점을 수시로 살펴보고 보험민원 현장에서 발생하는 현안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민원부서가 기피부서가 아니라 선호부서로 변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보험은 보험금액이 정해져 있는 생명보험과 같은 정액보험뿐만 아니라 부정액보험인 손해보험에서 많은 다툼이 발생하므로 관련 대법원판례를 바탕으로 판례에 존재하지 않는 실무에 부합하는 기준을 수시로 만들어 보험민원을 줄여나가야 한다.

이러한 보험민원 감소대책에 더하여, 감독당국은 보험 전문변호사, 의사, 손해사정사나 이들이 속한 협회 등 전문가 그룹을 통해 금감원 내 가칭 ‘보험민원 신속처리센터’ 운영 규정을 마련하고, 센터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최근 보험민원 건수 증가에 비해 평균 민원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급증한 것은 금감원 민원 처리방식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시각이 있으므로 금감원은 민원처리 속도가 향상될 수 있도록 각종 문제점을 점검하여 획기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김창호(인슈포럼대표, 경제학박사, 前 국회입법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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