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이 영화 어때요?…‘정책+감동’ 국회 상영작 눈길

입력 2023-0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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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보다 정책 홍보에 더 효과적”
가습기살균제 참사 되돌아본 '공기살인'
제주4.3 사건 피해 증언 담아낸 '돌들이 말할 때까지'
성소수자 삶을 다룬 ‘모어’…'평등법' 논의로 확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잠시 뒤 영화 상영 시작합니다. 입장해 주세요.

국회 의원회관 2층에는 정책 토론회만 열리지 않습니다. 430석 규모의 좌석과 대형 스크린을 갖춘 대회의실엔 이따금 영화를 상영하곤 합니다. 딱딱한 세미나보다 영화가 관심을 끄는 데 효과적인 데다 국회의원들의 정책 취지와 개성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죠. 영화 상영 후 곧바로 이어지는 토론회에선 전문가는 현행 제도의 미비점을 짚어주고, 의원들은 정치의 역할과 후속 조치를 약속합니다. 정치도 영화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죠.

지난해엔 ‘시사회’도 열렸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가 진실을 파헤치는 영화, ‘공기살인’입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지난해 4월 29일 국회특별 시사회를 개회했습니다. 류성걸·윤창현 의원과 일반 시민 150여 명도 참석했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공기살인' 포스터 (TCO㈜더콘텐츠온))
('공기살인' 포스터 (TCO㈜더콘텐츠온))

성일종 의원은 “이번 국회 상영회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건이 널리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라며 “국회에서도 후속 조치를 통해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재수 의원은 “국회가 최선을 다해서 입법적 그리고 재정적으로 지원할 방법을 찾아보겠다”라며 “피해자 단체 요구사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주연을 맡은 배우 김상경은 “오늘 국회 상영회가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국회의원님들께서 힘을 써 주시기 바란다”고 화답했습니다. 이 당시 영화 상영으로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재조명되면서 “해당 참사를 계기로 환경, 건강 피해에서 발생하는 ‘소급 보상 문제’에 대한 입법 연구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관련 기사 : [피플] 장철민 의원 “사회적 참사, ‘피해의 시간 축’을 넓혀할 때”)

▲'돌들이 말할때까지' 스틸컷.  (15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홈페이지 )
▲'돌들이 말할때까지' 스틸컷. (15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홈페이지 )

역사적 상흔을 짚어보는 영화도 있습니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제주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위성곤·송재호·김한규 의원이 공동 주최했습니다. 4·3 생존 수형인 등 형무소에 끌려갔던 할머니들이 카메라 앞에 서 4·3 사건의 진실을 말합니다.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7년 7개월에 걸쳐 일어났습니다. 재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육지로 끌려간 수형인만 2530명에 이릅니다.

4·3 사건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고민하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송재호 의원은 17일 열린 토론회에서 “국가폭력으로 발생한 제주 4·3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국가가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국가의 의무”라며 “내년 4월 광주에 국가폭력 트라우마치유센터 본원이 설립되면, 제주에 분원이 설립될 수 있도록 노력해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의 아픔을 회복하는데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모어' 국회상영회 포스터. (사진 출처=정의당 장혜영 의원 SNS )
▲'모어' 국회상영회 포스터. (사진 출처=정의당 장혜영 의원 SNS )

소수자의 목소리도 들려줍니다. 지난 9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성소수자 삶을 다룬 영화 ‘모어’ 상영회를 개최했습니다. ‘모어’는 발레리노가 아니라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성소수자, 이태원 지하클럽에서 전위예술의 메카 뉴욕 라 마마 극장무대에 선 드래그 아티스트. 예술가 모지민 씨의 삶을 입체적으로 담아냈습니다. (관련기사 : 다리 쫙 벌린 드랙퀸에 “멋있다”... 다큐 ‘모어’의 시작)

장 의원은 “299명의 국회의원들이 모어의 이야기를 봤으면 하는 마음에 국회 상영회를 추진했다”며 “영화를 봤으면 하는 사람들이 아쉽게도 참석하진 못했지만 모씨가 국회라는 곳에 왔다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자리는 ‘차별금지법’ 공론장이 됐습니다. 모 씨는 “대체 언제까지 나의 존재를 부정할 것인가. 나는 낯설거나 이상하거나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나는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는 너의 옆집에 사는 사람일 뿐이다”라며 입법을 촉구했습니다. 정치권이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 기울이지 못했다는 뼈 아픈 지적입니다.

차별금지법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뒤로 매 국회 발의됐지만 15년째 표류하고 있습니다. 21대 국회에선 ‘평등에 관한 법률안’ ‘차별금지법안’ ‘평등 및 차별금지법안’이라는 이름으로 발의해 법사위에 계류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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