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아바타: 물의 길’, 극장가 회복의 길 되길

입력 2023-01-03 06:00 수정 2023-08-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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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사회경제부장
▲김동선 사회경제부장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따지고 보면 1년 365일 중 별 다를 게 없는 하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첫날은 특별하다. 묵은 해를 보내고 맞는 새해 첫날이면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꿈틀대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나보낸 한 해에 대한 아쉬움일 수도 있고 새해에 대한 다짐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일까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태도도 각별하다.

누군가는 일출 명소를 찾아 소원을 빌기도 한다지만 그렇게 부지런한 편은 못 되는 터라 이번 세밑에는 연이틀 극장을 찾아 심신을 달래는 걸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13년을 기다렸던 ‘아바타’를 놓칠 수 없었고, ‘국뽕’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영화도 빼놓을 수 없어서 내친김에 ‘영웅’을 관람했다. ‘아바타: 물의 길’은 어느 네티즌이 “미래에도 극장이 있어야 되는 이유를 보여준 영화”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것처럼 영상미가 압도적이었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동명 뮤지컬을 영화화 한 ‘영웅’은 배우 정성화의 ‘미친’ 연기력과 가창력이 압도적이다. 백미는 극 중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로 분한 배우 나문희의 넘버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노래라기엔 절규에 가까운 대배우의 열창은 아직도 가슴을 후벼판다

흥행에 편승해 관람을 한 것인지 ‘비문화인’마저 관람해서 흥행을 하는 것인지 전후 맥락을 알 수는 없지만 아바타는 천만을 목표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일 현재 ‘아바타: 물의 길’의 누적관객수는 774만 명에 달한다. 다만 ‘영웅’은 누적 관객 167만 명을 기록 중이다. 400만으로 추정되는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치지만 뒷심을 발휘할 여지는 남아 있다.

지난해 개봉작 중에서는 ‘범죄도시2’가 1269만, ‘탑건: 메버릭’ 817만, ‘한산: 용의 출현’ 726만 등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잔뜩 움츠렸던 극장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전체 영화 관객수(잠정)는 1억1280만 명으로 코로나19로 된서리를 맞았던 2020년(5952만 명)과 2021년(6053만 명)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연 관객수가 2억 명을 꾸준히 넘었던 상황에 비하면 아직 절반 수준이다. 매출액도 관객수와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영화 매출액은 관객수 증가에 따라 1조1602억 원으로 3년만에 1조원대를 넘겼지만 2019년(1조9139억 원)의 60% 수준에 머물렀다.

개봉작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는 총 1773편이었다. 이 중 한국영화는 771편으로 2019년(697편)을 넘었다. 특히 2020년 782편, 2021년 817편이 개봉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최근 3년간 더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 제작이 더 활발해졌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단 하루만 상영해도 극장 개봉작으로 포함되는 만큼 IPTV나 OTT 전용 콘텐츠가 판매가를 높이기 위한 명목으로 단기 상영을 하는 경우도 많고, 팬데믹 이전에 제작된 영화들이 더는 개봉일을 미룰 수 없어 오래 전 완성된 작품이 개봉을 단행한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제작·투자사 입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는 고육지책이지만, 극장가에서는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볼 영화가 없어서 발을 돌리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미 제작된 영화라면 좀 더 빨리 개봉 결정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브로커’의 송강호와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각각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거머쥐는 등 한국 영화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 같은 열정 덕분에 한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이례적으로 30.1%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20년 동안 50% 수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제외하고 자국 영화가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 영화의 콘텐츠 파워가 높다는 얘기다.

팬데믹 직격탄에 텅 비었던 극장에 아바타가 관객이라는 ‘물의 길’을 튼 것은 고무적이다. ‘영웅’이 바통을 이어받고, 곧 개봉하는 ‘교섭’ 등 잠재력 있는 한국 영화가 이 물꼬를 이어받아 모처럼 꿈틀대는 극장가가 예년의 활기를 되찾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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