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해고 한파] 업종·지역 가리지 않는 해고 물결…‘안전지대가 없다’

입력 2022-11-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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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2-11-23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트위터·메타·아마존 등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감원
올 들어 미국 IT 분야서만 7.3만명 이상 해고
미국 모기지 금리 상승에 부동산도 '칼바람'
유럽, 업종 구분없이 감원 이어져
중국도 텐센트 등 IT 업계 중심으로 대규모 해고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최근 ‘대해고’의 거센 물결이 일고 있다. 그러나 고용 한파가 실리콘밸리에만 몰아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업종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기업들의 감원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직후인 이달 초 전체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3700명을 해고했다. 머스크 CEO는 “해고 이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트위터는 하루 400만 달러(약 54억 원)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머스크는 이후에도 자신에게 반발하는 직원들을 무차별적으로 해고해 3주 만에 트위터 직원 수가 7500명에서 2700명으로 거의 3분의 1로 줄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와 아마존은 각각 1만1000명, 1만 명으로 모두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감원에 나섰다.

이 밖에도 이달 들어 미국 2위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리프트가 700명, 온라인 결제업체 스트라이프가 1100명을 각각 해고했다. 지난달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0명가량을 내보냈고, 코인베이스나 넷플릭스 등은 이미 여름부터 정리해고를 단행하며 비용 줄이기에 나선 상태다.

스타트업 전문 투자정보업체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중순까지 미국 IT 분야에서만 직원 7만3000명 이상이 해고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리해고 속도는 경제활동이 아예 중단돼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에 나섰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초기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불안, 사업환경 악화 등으로 실적과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해고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타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2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보고했고 4분기 매출이 추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MS는 3분기 매출 증가율이 5년 내 최저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이달 들어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355조 원) 클럽에서 탈락한 것은 물론 세계 상장사 최초로 시총 1조 달러가 증발한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IT 부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다른 업종도 대해고 한파가 몰아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팬데믹 빗장이 열리고 수요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대규모 채용에 나섰던 부동산 시장도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기지 금리 상승에 주택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감원에 나서는 부동산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온라인 모기지 플랫폼 베터닷컴은 올해 3월 전체 인력의 35%에 달하는 3000명을 구조 조정한 데 이어 4월과 8월 각각 250명씩 추가로 감원했다. 부동산 대출업체 론디팟은 지난 7월 2800명의 직원을 내보내고 연말까지 추가로 2000명을 더 감원할 방침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올해 부동산 업계에서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선 기업만 10곳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업종 감원 규모가 2008년 주택시장 붕괴 이후 가장 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전미주택담보대출협회(AMB)의 린다 맥코이 회장은 “해고가 흔한 일이 될 것”이라면서 “무서운 것은 이것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나 기업공개(IPO) 주간사 업무도 덩달아 위축되면서 월가에도 감원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대표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9월부터 수백 명 해고에 나섰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그간 하위 성과자의 1~5%를 대상으로 해고를 진행했으나 팬데믹 기간인 지난 2년여간 이를 중단했다. 정확한 감원 규모는 알려진 것이 없지만, 팬데믹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감원이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됐다는 점을 월가는 주목하고 있다. 바클레이스도 이달 초 총 200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수십 년래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유럽에서도 해고 물결이 커지고 있다. 유럽 대표 은행 중 하나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최근 올해 4분기 전체 회사 인력의 5%인 27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은행은 2025년 말까지 9000명을 정리해고할 계획이다. 네덜란드 의료기기 업체 필립스도 판매 감소를 이유로 약 4000명 해고를 계획하고 있다. 독일 풍력터빈 제조업체 지멘스가메사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유럽에서만 2900개의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고, 화학회사 바스프(BASF)와 소비재기업 헨켈 등 다른 독일기업도 감원에 나섰다.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경기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도 감원 한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알리바바와 더불어 중국 양대 IT업체인 텐센트는 직원 수가 1분기 11만6213명에서 3분기 10만8836명으로 줄었다. 6개월간 7377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이는 끝이 아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텐센트는 동영상 스트리밍과 게임, 클라우드 사업부를 중심으로 이달 중순 새로운 감원에 착수했다. 앞서 알리바바도 일찌감치 지난 3월 전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약 3만9000명을 연내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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