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서 주맹증 침술사 열연 류준열 "이제 시작...더 굵어져야죠"

입력 2022-11-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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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장편 영화로 데뷔한 8년차 배우 류준열은 이미 주연 영화만 12편이다. 바쁘게 활동했고, 기쁨과 아쉬움을 넘나드는 생활을 했다. ‘택시운전사’의 송강호, ‘더 킹’의 정우성ㆍ 조인성 등 굵직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췄고, 자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독전’, ‘돈’, ‘봉오동 전투’ 등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배우로서의 안정감을 보여줬다면 흥행에 실패한 ‘뺑반’, ‘외계+인 1부’로는 다소간 쓴맛도 봤다.

신작 ‘올빼미’로 다시 관객에게 손길을 내민 그를 지난 15일 서울 종로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선배 배우 유해진과 호흡을 맞춘 스릴러 사극 ‘올빼미’에서 최초로 장애 연기를 하게 된 소감을 전하던 그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가짐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올빼미' 캐릭터 포스터 (NEW)
▲'올빼미' 캐릭터 포스터 (NEW)

극 중 낮에는 보이지 않지만 밤에는 볼 수 있는 주맹증 침술사 경수 역할을 맡은 그는 “먼 친척 중에 눈이 안 보이는 분이 있다"면서 "어릴 때 그분의 눈을 보고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초점을 명확히 두지 않으니까 (예상외로) 눈에 깨끗함과 맑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연기에 반영하려 했던 느낌을 전했다.

또 “주맹증 환자를 실제로 인터뷰했다”면서 “음식점에서 반찬을 너무 잘 짚으셔서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거라는) 편견이 완전히 깨지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우연한 계기로 궁 내에 들어간 경수는 삼전도의 굴욕 이후 권력에 극심하게 집착하게 된 인조(유해진)와 그의 아들 소현세자(김성철) 사이에 벌어진 중요 사건의 ‘목격자’가 된다. 밤에는 볼 수 있다는 설정 덕분이지만, 거기에는 ‘본다’는 행위에 대한 중의적인 의미까지 담겼다고 했다.

“엔딩에서 경수가 ‘보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우리 영화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해요. 비록 어떤 결과를 바꿀 수는 없더라도 (평범한 사람이 목숨을 내어놓고) 내 입으로 무언가를 내뱉을 수 있는 용기가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걸 보여준다면 관객이 공감하지 않을까 했습니다”

▲'올빼미' 스틸컷 (NEW)
▲'올빼미' 스틸컷 (NEW)

지난 10일 언론에 이 같은 내용의 ‘올빼미’를 처음 공개하던 날, 그는 곁에 자리한 선배 배우 유해진에게서 “굵은 기둥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는 칭찬을 듣다가 울컥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을 두고 “게으른 배우”, “주로 관객이 ‘어디서 본 애’처럼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캐릭터만 연기한 배우”라고 낮춰 표현했지만, 속내에는 연기 생활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을 담고 있는 듯했다.

“배우 생활을 시작할 때 ‘이런 역할을 하겠다’, ‘이런 영화를 하겠다’는 상상은 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연극영화과를 나왔으니까, 연기를 배운 거죠.”

거기에는 ‘순리대로 살라’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다고 했다.

“다른 집이 빚지면서 사업을 확장할 때, 우리 집은 늘 적당히 부족한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저도 아껴서 살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어요. 이런저런 작품에 나오면서 적당히 벌어 가족들과 먹고살 만한 정도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계속 상상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니까… 문득 내가 왜 여기 있지? 싶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는 유해진의 칭찬을 두고 “그동안은 좀 휘청휘청하고 얄팍했다면, 작품을 하나하나 해 나가며 부침을 겪고 조금씩 굵어지고 있다는 말씀일 것”이라면서 “이제 시작이다, 많이 굵어져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올빼미' 스틸컷 (NEW)
▲'올빼미' 스틸컷 (NEW)

류준열은 ‘올빼미’ 개봉 행사를 치르는 요즘 한재림 감독의 신작 드라마 ‘머니게임’을 촬영하고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예능을 두루 경험한 그는 “이제는 주어진 일을 계속해서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것 같다”는 희망도 품게 됐다고 한다.

대중의 꾸준한 관심을 받는 삶에 조금은 익숙해진 듯, 생각의 변화도 전했다. “예전에는 제가 한 행동을 두고 ‘그게 나지 뭐’ 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자주 ‘아, 그 행동은 좀 어렸다’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지금이라도 잘못한 걸 알아서 다행이라고요.”

역할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배우로서 ‘철드는 일’이 두렵지 않냐는 연이은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렇다고 드는 철을 억지로 안 들려고 하면 그것도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다”고 답하면서 “너무 고리타분해지지 않을 정도로만, 천천히 완급조절을 하면서 철들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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