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케이프와 동거 청산하고 450억 손에 쥔 한섬

입력 2022-11-16 15:00 수정 2022-11-1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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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사 한섬이 사우스케이프와의 오랜 관계를 정리하고 지분 매각에 나선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시대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섬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이던 사우스케이프 지분 14.51% 전량 매각을 결정했다. 매수인은 사우스케이프의 최대주주인 정재봉 회장으로, 처분 대금은 450억 원이다.

정 회장은 과거 타임(TIME), 마인(MINE), 시스템(SYSTEM) 등 의류 브랜드를 보유한 한섬 창업주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 1월 계열사 현대홈쇼핑을 통해 한섬을 인수했다. 당시 한섬은 계열사로 한섬피앤디를 두고 있었고, 2대주주는 정 회장 일가였다.

이후 한섬은 2015년 보유 중이던 한섬피앤디 지분 중 31.8%를 정 회장에게 매각했다. 저수익 자산 매각을 통한 경영 효율성이 목적이었다. 매각 대금은 800억 원이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한섬이 매각을 통해 투자 위험을 낮추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섬은 지분 매각 이후로도 한섬피앤디 지분 34.37%를 보유한 상태였다. 이후 2018년 3월 한섬피앤디와 사우스케이프가 합병되며 해당 지분은 이번에 매각한 사우스케이프 주식으로 변경됐다. 합병 후 보유 지분율이 20% 미만으로 내려서면서 지분법 대신 언제든 처분 가능한 금융자산으로 회계처리 기준도 달라졌다.

한섬피앤디를 흡수합병한 사우스케이프는 정 회장이 골프리조트, 골프웨어, 부동산 등의 사업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주력 매출은 골프리조트 사업으로 지난해 매출의 38%가 여기서 나왔다. 골프웨어 부문 성장세가 가팔라 3년 새 1~2%대에서 20% 수준으로 늘었다.

회사 전체 매출은 2020년 469억 원에서 지난해 795억 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93억 원, 80억 원이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15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0%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은 83억 원으로 151.3% 증가했다.

사우스케이프 지분을 갖고 있던 한섬의 투자 성적표는 다소 저조하다. 합병 당시 최초 지분 취득분에 대한 장부상 가치는 610억 원이었으나 2019년 262억 원을 평가손실로 인식하면서 장부가액이 416억 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594억 원으로 회복됐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 484억 원으로 재차 떨어졌다. 이번 매각 가격을 고려하면 최초 취득가는 물론 장부가액보다 다소 낮은 수준에 지분을 정리하게 된 셈이다.

해당 지분을 취득하는 정 회장의 선택도 관심거리다. 정 회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특수관계인인 3자에게 매수인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려 있어서다. 이로 인해 정 회장이 장남에게 양도함으로써 지분 승계가 시작될지에 이목이 쏠린다.

3분기 말 현재 사우스케이프 최대주주는 정 회장으로 75.29%를 갖고 있으며 아들 정형진 사내이사 7.58%, 부인 문미숙 씨 1.15%, 딸 정수진 사내이사 0.01% 등이 특수관계인으로 있다. 정형진 씨가 이 지분을 인수할 경우 보유 지분은 22.09%로 올라가 2대주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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