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스트림 가스 누출 ‘미스터리’...뭘 노렸나

입력 2022-09-29 16:38 수정 2022-09-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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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트스트림1·2, 4곳서 가스 누출
동시다발적 가스 누출 매우 이례적
"전형적 하이브리드 전쟁...러시아 전략"
섣부른 배후 지목 경계 목소리도

▲덴마크 보른홀름섬 해안을 지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서 27일(현지시간) 가스가 유출되고 있다. 보른홀름/UPI연합뉴스
▲덴마크 보른홀름섬 해안을 지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서 27일(현지시간) 가스가 유출되고 있다. 보른홀름/UPI연합뉴스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해저 가스관 누출 사고가 ‘사보타주(고의적 파괴행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독일과 덴마크, 스웨덴이 상황을 분석 중인 가운데 수중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진범’ 확인까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을 비롯한 서방사회가 러시아를 배후로 의심하고 있지만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가스관 누출 사고가 고의적 행동의 결과임을 모든 정보가 보여주고 있다”며 “수단을 총동원해 발생 정황과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번 사건을 명백한 사보타주로 규정했다.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지나 독일까지 이어지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에 26~27일 총 4건의 가스 누출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두 건은 덴마크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지나는 노르트스트림1·2에서 각각 발생했고, 나머지 두 건은 스웨덴 EEZ 내 노르트스트림1·2에서 누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해저를 지나는 가스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가스가 누출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매우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누군가에 의해 고의적으로 파괴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문제는 이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폭발적인 가스 분출 때문에 누출 지점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은 사보타주를 의심하면서도 ‘용의자’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있다.

가스 누출의 진실이 미궁에 빠진 상황에서 가스관 파괴 의도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국가와 전문가들은 가스관 파괴가 유럽의 단결을 약화시키려는 러시아의 전략에 딱 들어맞는다고 평가했다.

독일 의회 국방위원장인 마리 아그네스 스트락 짐머만 의원은 “전형적인 ‘하이브리드 전쟁’”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럽인을 당황시키려고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군사작전과 심리전을 결합한 전술을 의미한다.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두 개 중 하나는 아직 멀쩡하다는 점도 러시아를 의심하게 만든다는 평가다. 겨울을 앞두고 유럽의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가 수십억 달러 자산을 스스로 파괴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이지만,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패닉에 빠진 유럽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자폭’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미국과 유럽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가스관 파괴 배후에 있다고 결론 내는 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푸틴이 천연가스 밸브를 틀어쥐고 영향력을 과시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가스관이 제대로 작동할 때 가능한 이야기라는 설명이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반정부 행위자들이 사보타주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누출과 관련 지진계에 등록된 두 건의 폭발을 분석하면 잠수정에 의한 폭탄 설치이거나 항공기·보트에서 폭탄을 투하했을 가능성이 있어서 국가가 관여한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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