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권 훼손·가치 하락” 님비에 갈 곳 잃은 청년들

입력 2022-08-15 17:00 수정 2022-08-1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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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이 집값 떨어뜨린다"
주민 반발에 사업 번번히 무산
"청년층 유입 지역활성화 도움"
국토부 설득에도 여론은 싸늘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50만 원.
서울 주요 대학 10곳 주변 원룸의 평균 월세 가격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서울 원룸에서 거주할 경우 월급 4분의 1을 고스란히 주거비로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관리비, 생활비 등을 더하면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증가한다. 좀 더 저렴한 집을 구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임대주택을 알아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역 주민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지체되거나 무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은 ‘조망권 훼손, 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청년임대주택 건립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5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영등포구청은 2020년 신길동 서울지방병무청 터에 2만7500㎡ 규모 병무청사와 500가구 규모 청년임대주택, 공원 조성 계획을 밝혔다. 설계·인허가 절차 등을 거쳐 2025년 완공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 알려져 반대 목소리에 부딪혀 공사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신길동 삼환아파트 메낙골공원 추진위원회는 최근 단지 내 곳곳에 ‘병무청 용지에 공원만 원한다’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추진위는 공원,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전무한 상황에서 1인 가구 중심의 청년임대주택을 짓는 것은 반대한다는 주장이다.

삼환아파트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서면 공사 과정에서 분진과 소음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주민들의 조망권을 해칠 수 있다”며 “낙후된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라도 공원 등 편의시설이 들어왔으면 하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년임대주택을 둘러싼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칠성 부지에 1415가구 규모의 청년임대주택 건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재벌기업 특혜·쪽방 임대 절대 반대’, ‘주민 의사 무시한 졸속행정, 서울시는 청년주택 철회하라’ 등 청년임대주택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붙여 논란이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잇단 민원으로 서울시 통합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된 상태”라며 “청년임대주택 사업 중 거의 모든 곳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어 사업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민 반발로 사업이 좌초되는 경우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3년 양천구 목동에 행복주택 시범지구를 지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이어졌고 국토부는 2년 만에 행복주택 시범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국토부는 행복주택 취소소송을 낸 양천구에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하고도 주민 여론에 밀려 결국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장은 “청년임대주택이 조성되면 슬럼화나 집값 하락을 일으킬까 우려하는데 이는 사실도 아닐뿐더러 잘못된 편견”이라며 “청년층 유입으로 동네가 더 젊어지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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