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슈퍼맨’도 등장…배수로 맨손으로 뚫어

입력 2022-08-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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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의정부에 한 중년 남성이 나타나 배수로를 뚫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10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네 배수로 뚫어주신 아저씨’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오늘(9일) 한 시간 정도 운동하고 집 가려고 했는데 밖을 보니 갑자기 물바다가 됐다”며 “한 시간도 안 되는 새 물에 잠겨서 근처 상가까지 물이 넘치고 난리가 났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의정부 용현동의 한 도로가 흙탕물로 잠긴 모습이 담겨 있었다. 도로가 침수되면서 인도와 차도의 경계선이 보이질 않았다. 시민들은 저마다 바지를 걷은 채 물살을 헤치며 걸어갔고, 바퀴 절반이 물에 잠긴 차들은 위태로운 주행을 이어가고 있는 듯 보였다.

이때 한 남성이 배수로 앞으로 갔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맨손으로 배수로를 막고 있던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목격한 A씨는 “어디선가 아저씨가 나와서 쭈그리고 앉아 배수로에서 쓰레기를 마구마구 뽑았다”라고 전했다.

남성 뒤로는 한 여성이 배수로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종량제봉투를 준비했다고 한다. 남성의 활약 덕분에 도로 위 넘실거리던 빗물은 10분도 안 돼 전부 빠졌다거 A씨는 설명했다.

특히 이 남성은 물이 다 빠진 이후에도 끝까지 남아 물이 다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 이후 물이 막히면 다시 뚫는 걸 반복하다가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근 강남 영웅 아저씨를 보고 감동했는데, 우리 동네에도 멋진 아저씨가 있다”며 “참 고마운 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앞서 8일 폭우로 인근 도로가 침수된 서울 강남역에서는 한 남성이 배수관을 뚫고 있는 모습이 전해지면서 한때 ‘강남역 슈퍼맨’으로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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