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사업 23년 만에 최대 위기…소비자 신뢰 회복될까

입력 2022-07-28 16:20 수정 2022-07-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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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증정품(굿즈)에서 발암물질 검출이 확인되면서 스타벅스가 한국에 상륙한지 2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회사 측은 발암 물질 검출을 인정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사과했다. 아울러 캐리백 지참시 무료 음료 쿠폰 3장을 지급하고, 새롭게 제작한 서머 캐리백을 재증정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품질 관리에 헛점이 노출됐다며, 무너진 소비자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있다.

◇ 공식 사과까지 ‘일주일’…"가방 관련 규정 없어 해석 어려웠다" 해명

스타벅스 굿즈의 발암물질 검출 논란은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FITI시험연구원 직원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서머 캐리백에 대한) 시험을 했고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글을 남기면서 증폭됐다. 논란이 된 서머 캐리백은 스타벅스가 올 여름에 진행한 e-프리퀀시 행사 증정품 7종 중 하나로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한 고객에게 증정했다.

서머 캐리백은 제품 수령 초반부터 오징어 냄새 같은 역한 냄새가 난다는 후기가 쏟아지며 곤욕을 치뤘다. 이어 발암물질 논란까지 등장했지만, 스타벅스는 가방으로 분류된 굿즈는 의류와 달리 직접 착용하지 않는 기타 제품류로 분류돼 폼알데하이드 관련 안전기준 준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입장 표명을 미뤄왔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들끓자 회사 측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서머 캐리백을 무료 음료 쿠폰 3장과 교환해주겠다고 공지하면서 또한번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단순 계산으로도 17잔 구매를 충족시키려면 4500원짜리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7만 원 이상 마신 사람만 해당 굿즈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음료쿠폰 3장은 헐값 보상이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사태를 서둘러 진화하려던 회사측은 일주일이 지난 후에야 국가 공인 기관의 검출 결과를 받고 입장을 발표해 늑장 사과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 측은 “시험 결과 수치의 의미를 파악하고 교차 검증하는 과정속에서 당사의 모습이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이벤트를 강행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며 더 실망과 심려를 끼쳤다”면서 “폼알데하이드에 대한 전방위적인 차원에서 자문을 구했지만, 가방류의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안전성에 대한 유권 해석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도 스타벅스에서 증정품으로 제공한 여행용 가방 ‘서머 캐리백’에서 유해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제품 사고조사에 착수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날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1급 발암물질 검출 의혹’ 보도자료를 내고, 스타벅스측의 안일한 대응을 꼬집으며 △문제가 된 캐리백 전량 회수와 소비자 피해 조사 △소비자 피해 배상과 재발방지 대책 제시 등을 촉구했다.

▲서머 캐리백 관련 스타벅스 공지 (스타벅스 홈페이지 갈무리)
▲서머 캐리백 관련 스타벅스 공지 (스타벅스 홈페이지 갈무리)

◇ 22년간 미국 본사와 5대5 합작…지난해 7월 이마트, 최대주주 올라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주도해 1999년 7월 27일 이화여대 앞에서 국내 1호 매장인 이대점을 오픈했다. 당시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신세계그룹이 5대 5 합작법인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이마트는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50% 중 17.5%를 추가 인수해 최대 주주에 오르며 SCK컴퍼니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인수금액은 4742억 원이다. 잔여 지분 32.5%는 싱가포르 국부 펀드인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갖게 됐다.

이마트가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를 활용해 주도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지분 절반을 보유한 상황에서는 주요 의사 결정 시 하나하나를 미국 스타벅스와의 논의해야 했지만, 지분을 높이면서 마케팅과 굿즈 등에 독점 권한을 갖게 되며 그만큼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배당금도 확대할 수 있다. 스터벅스는 지난 2019년 200억 원에 이어 2020년 300억 원의 배당을 당시 지분 절반을 보유한 미국 본사에 지급해왔다.

실제 이마트는 SG닷컴에 ‘스타벅스’ 온라인샵을 론칭하고, SSG닷컴과 컬래버한 알비백과 한정판 우산, 쿨러 등을 내놓고 회원 유치에 본격 나서며 오프라인에 비해 취약한 분야로 평가되는 이커머스 사업에 스타벅스를 적극 활용했다. 골프장에 출점하는가 하면 로열티와 마케팅 강화를 위해 인수한 SSG랜더스와의 협업을 통해 신사업에도 전면 내세웠다.

◇ “굿즈 오픈런은 옛날 얘기” 사라진 스벅 감성에 종이 빨대·서머백 발암 물질 논란까지

하지만 이마트가 스타벅스의 한국 사업을 주도하면서 공교롭게도 각종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이마트의 품질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오른 것. 올해만 해도 지난 4월 종이 빨대가 휘발유 냄새 논란이 일었고, 결국 제조업체 한 곳이 코팅액 배합 비율을 잘못 조정한 것이 드러나 전량 회수처리하는 일이 발생했다.

신세계푸드가 납품하는 치킨 샌드위치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는 지적도 수면 위로 떠올랐고, 마케팅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좋아하는 걸 좋아해’라는 한글 마케팅 문구가 브랜드 감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부터 지하철 지하통로 출점 전략도 스타벅스의 고급 이미지를 깎는다는 논란도 낳았다.

다이어리와 래디백에 이어 서머쿨러, 서머백, 핼러윈 이벤트까지 잦은 이벤트로 샤넬 오픈런을 뺨쳤던 ‘굿즈 오픈런’도 옛날 이야기가 됐다. 굿즈 이벤트도 매년 많은 관심을 받으며 매장에서 오픈런과 긴 줄이 이어지는 장면이 발생했던 스타벅스 증정품 행사인 ‘e-프리퀀시’ 이벤트에는 줄이 최근 사라졌다. 스타벅스 측은 지난해 여름부터 진행한 온라인 예약시스템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친 우려먹기와 잦은 이미지 소비로 굿즈에 대한 관심이 식상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처럼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지나친 사업 확장과 모회사의 신사업 활용으로 스타벅스라는 희소성이 주는 특별함이 사라졌고, 품질 관리에도 헛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발암물질 논란에거 입을 꾹 닫고 있다가 며칠이 지나서야 입장을 발표하는 등 무너진 신뢰 회복이 관건”이라고 봤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누계 기준) 2조3856억 원으로 전년대비 23.7% 올랐고, 영업이익은 2393억 원으로 45.6% 뛰었다. 2020년 1508개던 점포 수는 1년 새 1639개로 불어났고, 상반기 기준 1700개로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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