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접종 시작된 원숭이두창 백신, “국내는 아직 사용 단계 아니다”

입력 2022-06-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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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3세대 사람두창 백신 도입 제약사와 협의중…고위험군 대상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양성’ 라벨이 붙은 시험관. (로이터/연합뉴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양성’ 라벨이 붙은 시험관. (로이터/연합뉴스)

국내에서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 발생으로 예방용 사람두창 백신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가 증가하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해외의 경우 최근 밀접접촉자·고위험군·의료진 등에 대한 접종에 돌입한 만큼 국내에서도 3세대 백신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건당국은 지난 22일 기준 위기상황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이와 함께 기존 보유 중인 2세대 사람두창 백신을 고위험군에 대해 사용토록 하고, 3세대 백신을 신속하게 도입하기로 했다.

28일 보건당국과 의료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아직은 선제적으로 사람두창 백신을 예방용으로 사용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은 감염 확산과 유입 차단이 우선이고, 향후 확진자 추가 발생이나 확산에 맞춘 백신접종 계획 준비 단계라는 설명이다.

현재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고유 백신은 없다. 해외에서 원숭이두창 예방용으로 사용되는 백신은 백시니아 바이러스 기반의 사람두창 백신이다.

사람두창 백신은 1~4세대로 구분되며 1세대 백신은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송아지, 양 등의 피부나 림프에서 배양해 제조되고, 2세대 백신은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무균적 세포배양해 제조한다. 1·2세대 백신의 경우 진행성 백시니아증, 심근염, 뇌염, 각막염 등 중증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임신부, 면역저하자 등 접종할 수 없는 대상자가 많다. 접종 방법이 까다로운 것도 단점이다.

국내에서 보유 중인 2세대 백신의 경우 교차면역반응을 고려하면 원숭이두창에도 약 85% 예방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생물테러대응과 국가공중보건 위기 상황 대응 목적으로 HK이노엔의 ‘이노엔세포배양건조두창백신주’ 2세대 백신 3502만 명분(도즈)을 비축 중이다.

3세대 백신은 중증 이상 반응 개선을 위해 세포생물학적 방법이 적용돼 개발됐다. 현재 해외 원숭이두창 주요 발생국에서 접종이 시작된 3세대 백신은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 노르딕의 3세대 사람두창 백신 ‘진네오스(Jynneos, 미국명)’다.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원숭이두창 예방용으로 적응증이 확대돼 승인됐다. 유럽의 경우 최근 ‘오프-라벨(off-label)’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보건당국이 국내 도입을 추진하는 3세대 백신도 진네오스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해당 제약사외 국내 도입 물량과 시기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질병청은 그간 원숭이두창 확진자 유입에 대비해 백신과 치료제의 활용계획과 추가 도입을 추진 중에 있다”라며 “3세대 백신의 신속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3세 백신의 경우 1·2세대 백신보다 부작용이 적고 접종 방법도 수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3세대 백신은 일반적으로 피하주사로 접종하며, 28일 간격 2회 접종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건당국은 3세대 백신 도입 전 기존 보관 중인 2세대 백신을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 예방용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백 청장은 지난 22일 “원숭이두창 예방접종 관련 확진된 환자와 접촉을 통해 노출된 사람 중 접촉 강도가 중위험 또는 고위험인 경우 비축 중인 2세대 백신을 활용해 본인 의사를 확인한 후에 동의하면 최종 노출일부터 14일 이내에 신속하게 접종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2세대 백신 접종 사례는 없다. 27일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 첫 확진자와 접촉한 49명 중 중위험접촉자 8명에게 2세대 두창 백신 접종 의사를 확인했으나, 접종에 동의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3세대 백신이 도입되더라도 백신 대상자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질병청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 후 접종을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는 백신을 선제적으로 접종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 보건당국과 의료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백경란 청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접종계획 관련 국내 도입 상황이나 도입(확진) 환자로 인한 주변 환자 발생 동향에 따라 추후 검토를 해 나갈 계획”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지금 첫 번째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그러한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학교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 방식인 ‘링 백시네이션(ring vaccination)’ 방식이 국내에서도 백신전략으로 가능할 지에 대한 이투데이의 질의에 대해 “감염 위험이 높은 집단을 중심으로 접종을 하는 것을 링 백시네이션이라고 한다”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같은 의료진이나 감염 위험이 높은 집단에 대한 접종을 진행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KMI)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3세대 두창 백신이 국내 도입됐을 때 접종의 대상과 범위에 대한 정책 결정도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원숭이두창은 밀접 접촉이 아니면 사람 간 전파가 쉽게 일어나지 않으며, 백신 안전성과 비용효과성을 고려했을 때 원숭이두창이 국내에서 유행한다고 할지라도 전국민 예방접종은 적절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따라서 ‘링 백시네이션’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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