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창용 한은 총재 "빅스텝, 물가만 보고 결정하지 않아"

입력 2022-06-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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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은행)
(사진제공=한국은행)

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기자간담회를 통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갈지 확신하기 어렵다"라면서도 "5월 생각한 물가상승률보다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조심스러운 견해를 표했다.

이어 "새로운 발표와 새로운 정보가 국제금융시장,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료를 좀 보고 영향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라며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까지 아직 3주의 시간이 남았고,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은 물가만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의 일문일답

- 과거 이창용 총재는 원화 약세에 대한 물가 우려를 걱정하시고.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살펴보면 다수 금통위원이 내외금리 차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에 대해 우려하기도. 과거 사례를 보면 한미금리 역전 시 기준금리 기준 75~100bp 역전됐는데. 물가안정을 위해 내외금리 차가 어느 정도 중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봐도 되는지

"내외금리 차, 금리 차 자체가 미치는 영향은 그때그때 경제 상황에 따라 굉장히 다릅니다.

과거 사례는 글로벌 유동성이 굉장히 풍부했던 때의 내외금리 차입니다. 지금 상황은 미국이 통화 정책을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고 다른 나라가 따라가는 상황입니다. 과거의 경험이 지금과 동일하다고 보긴 어렵고요.

지금 그런 면에서 75~100bp라는 숫자에 꼭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미국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우리와 금리 차가 너무 크면 환율이라든지 자본유출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희 입장에서는 내외금리 차 자체의 어떤 수준을 방어해야 한다, 이런 경제 이론은 없고요. 내외금리 차가 생길 때 우리나라만 생기는 것인지, 다른 메이저 국가들도 생기는 것인지, 그로 인해 환율에 주는 영향은 어떤 것인지, 자본유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지를 살펴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이번 충격은 FOMC에서 5월 전 물가상승률이 8.3%가 되면 파월 총재가 물가상승률이 피크를 거기서 이룰 거라고 얘기했다가 8.6%으로 오르면서 발생했는데요. 미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국제 금융 시장에 많은 충격을 준 상황입니다.

이 새로운 발표와 새로운 정보가 국제금융시장,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료를 좀 보고 영향을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금리 차 그 자체에 매달리는 상황은 아닙니다."

-시장에서 보는 연말 기준금리 전망이 2.75~3.00%로 금통위보다 상향 조정됐는데 합리적이라고 보는지?

"굉장히 어렵고 조심스럽게 대답해야 하는 질문입니다. 지난번(5월 기준금리 인상 발표 당시)에는 2.5%가 합리적이냐고 물으셨고요. 이후 부총재보한테는 2.75%, 오늘은 또 3.00%가 합리적이냐고 묻고 계십니다. 아마 그걸 통해 방향을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지난 5월 금통위 발표 후 새로운 정보가 있었냐고 하면 FOMC의 결정입니다. 유가가 그때 생각보다 높아진 것이 새로운 정보인데요. 다만 그때 예상했던 것에서 국내 상황에 크게 변화가 없는 듯합니다.

그런데 해외 요인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이나 유가, 이런 곳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굉장히 불안정합니다. 유가도 많이 올라가다가 FOMC 이후 6%인가 떨어졌다가 또 반동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해하는 상황은, FOMC 결정 이후 시장이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금리를 생각한 것보다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또 우리가 생각하는 물가 수준이 5% 중반을 넘어가는 것을 예상하는 것과 6%인지에 대해 예단하기는 이른 듯합니다.

금통위까지는 아직 3주 시간이 남아 있어 그사이 새로운 정보를 보고 문제를 결정해야 합니다."

-포워드 가이던스 차원에서 6월 물가가 5% 후반에서 6%가 될 경우 빅스텝 가능성 열어둬야 하는지

"소비자물가가 6%가 넘어가면 빅스텝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신데요. 빅스텝을 할 것이냐는 것은 물가만 보고 결정하는 건 아닙니다. 물가가 올라갔을 때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통해 환율에 주는 영향을 살펴야 합니다.

사실 변동금리 채권이 많습니다. 그것이 여러 가계 이자부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통위 위원들과 고려해서 적절한 조합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불확실성, 포워드 가이던스가 중요하지만, 이 숫자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다 보다는요. 모두말씀 마지막에 얘기하듯이 여러 고려사항이 있지만, 물가 오름 상승세가 지속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이 추세가 진정될 때까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변함없는 포워드 가이던스, 그 양과 속도에 대해서는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금통위원들과 적절히 판단해서 요청할 것입니다."

-중립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물가 상승세가) 꺾인다고 보고 있는지. 더불어 물가 정점은 언제쯤으로 관측하고 있는지

"중립금리라는 콘셉트 자체가 애매합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우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아래에 있어서요. 일단 중립금리까지 가고 물가가 계속 올라간다고 하면 그 상황에서 여러 변수를 보고 한다는 것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물가가 어떻게 될지요. 지난번 우리의 가정은 2사분기 말이나 3사분기 초 물가 정점을 이루고 빠르진 않지만 완만하게 하락하는 추세로 예상했습니다. 보다시피 미국 인플레이션도 그런 패턴을 보일 거로 생각했는데 이번에 8.6%을 찍었습니다. 유가도 100달러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봤는데 120선까지 올라갔다가 변동 중입니다. 물가 측면에서는 더 지속될 가능성으로 쇼크가 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아직 선물시장 가격을 보면 몇 개월 전 예상한 것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미래 선물시장을 보면 3사분기 정도에 피크를 이룰 거라는, 정점을 이룰 거라는 것인데요. 시장도 그렇게 보고 있음

참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 상태가 어떻게 되고… 불확실성이 큽니다.

시장과 전반적인 컨센서스 포커스드는 3사분기 정도에는 물가 상승률이 피크를 이루지 않을까, 정점을 이루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전쟁 사태나 이런 걸 봐서 불확실성은 아직 큰 상태입니다."

- 5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은 집행부에서 내년에는 중립금리 이상의 금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도 진단하고 있는데.

"중립금리까지 일단 (기준금리를) 가고 그 다음에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그 뒤에도 안 올린다 올린다 예단하는 것은 아니고요. 일단 갔을 때 그 상황에서의 환율 경기를 보고 추가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그때 가서 결정할 것입니다. 몇 개월 뒤까지 다 하기에는 숫자로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포워드 가이던스가 있다고 해도, 숫자를 말씀드릴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물가 오름세의 확산 속도가 지속되는 한 추세를 전환하는 게 중요합니다. 거기까지 간 뒤에 결정하겠다고 (말씀드리면)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 환율이 거의 1300원에 도달했는데.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환율, 어떤 수준이 바람직한지는 이론도 없고 말씀드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은의 입장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해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만 움직이는지, 다른 화폐과 같이 움직이는지를 살펴봐야 하는데요. 우리만의 원인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면 당연히 개입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환율은 미국의 의사 결정이고 전 세계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이니 이걸 보고 결정해야 하고요. 금리-환율의 관계나 성장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이 콤비네이션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한 변수만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발언, 스태그플레이션 시사하는지

"하…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하면 경기 침체와 함께 물가가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참 여러 견해가 존재하는데요.

그렇게 우리가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있다 없다 말씀드리기보다는, 지금 5월 금통위에 있던 상황보다. 물가는 좀 더 올라가는 쪽으로 위험도가 높아졌습니다. 성장률은 미국이 금리를 빨리 올리면서 미국 경기도 빠르게 나빠질 가능성이 있고요. 중국 상황도 예상한 것보다 나빠지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경기는 하방 위험, 인플레이는 상방 위험이 커진 상태입니다. 그래도 현 상태에서 경기를 파악하기에는 저희가 보통 잠재성장률 생각하는 2%보다는 올해 성장률이 2% 이상 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5월 소비자물가 최고치였는데 6월 그것보다 훨씬 상회할 거라고. 6% 내외로 봐도 되는지

"지난 통방 이후 유가가 상승했고, 이것이 또 국내로 전파되는 속도를 볼 때 6~7월에는 5월 물가 상승률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다만 이것이 6%를 넘어가느냐는 확신하기 어렵고요. 7월 초 새 물가자료가 나올 때 그 근처에 가면 여러 자료를 통해 확실한 견해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말씀드리긴 어렵고요. 5월 생각한 물가상승률보다는 올라갈 가능성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시장에서는 불확실성 높아지면서 이번 기회에 중립금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어떠냐는 건의도 나오는데

"중립금리, 사실 저도 학자 출신이지만 수치가 굉장히 범위가 넓어요. 한은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연구 자료나 학계 자료를 보면 문헌 이미 찾으실 수 있으십니다.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범위도 넓고 그 숫자를 발표하면 거기로만 갑니다. 질문도 계속 나오듯이, 잘못된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중립금리는 하나의 지표입니다. 중립금리를 계산할 때는 학술적이지만 장기 인플레이션을 생각해서 그 인플레이션 앵커가 잘 돼 있느냐를 살펴봐야 하고요.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어느 속도로 수렴해야 할지도 다 달려있습니다.

학계에 있거나 통화 정책을 하는 사람들은 알아서 적절히 사용하는데, 시장 무시하는 발언은 아니고요, 경제 전문가가 아닌 사람한테 말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중립금리에 관해서는 많은 나라가 그러듯이 한국은행 직원이나 학계에서 발표하는 연구 논문 통해서 시사하더라도 직접 명시적으로 발표하는 건 불가피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얼마 전 추경호 총리, 복합위기라고 언급. 시장에서는 복합위기도 금융위기도 함께 오는 개념으로 여기기도 하는데

"왜 그런 오해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요새 저희가 계속 만나기 때문에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요인, 국내뿐 아니라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해외 요인도 복합적으로 생기고 있는데요.

두번째는 이것이 물가가 올라가고 있지만, 올라가면서 추가로 생길 수 있는 경기침체 위험도 커지고 있고. 우리나라는 또 변동금리로 채권 부채가 많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갈 때 이자지급부담이 커져서 취약계층이나 소득 불평등 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계속될 경우 가계부채가 크니까, 위기가 온다는 건 아니지만, 금융 안정에 주는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 측면을 같이 봐야 한다는 면에서 해외요인 유가나 이런 것 전세계 수출 경기 환율 자본유출 취약계층에 대한 부담이 다 복합됐다는 것에서 복합위기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하는 정책이 이걸 하면 물가를 성장을 (둘 다) 잡을 수 있냐… 어느 한 것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시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여러 논란이 신문 상에 발표 중인데요. 정책 담당자로서 기재부와 금융위, 금감원이 모여서 어떻게 하는 조합이 가장 바람직한지 논의를 하는 중입니다. 그 자체가 위기 성격이 복합적이어서요. 한은이 금리 하나만으로, 기재부가 재정정책 하나만으로, 금융위ㆍ금감원의 감독 기능 하나만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정책 조합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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