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혁신의 아이콘’ 머스크, 업무 방식은 옛날 것이 좋아?!

입력 2022-06-0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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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 직원의 재택근무 종료를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재택근무를 남겨둔 것과는 다른 행보다. 머스크의 강경한 태도가 노사갈등과 인력유출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에 하루 동안 주가는 2.36%가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3월 9일 스페이스X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3월 9일 스페이스X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머스크, 업무 효율 떨어진다 판단

머스크는 1일(현지시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일주일에 주 40시간은 사무실에서 일해야 한다”고 했다. 또 “회사로 오지 않는 직원은 퇴사로 간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기본 근로시간에 해당하는 주 40시간을 사무실에서 근무하라는 것은 사실상 재택근무를 끝낸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선임급 직원들에겐 더 강한 리더십을 요구했다. 머스크는 “선배일수록 그 존재가 눈에 더 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 또한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테슬라가 오래전 파산했을 거란 얘기다.

최근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이 엔데믹(풍토병)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많은 글로벌 기업이 원격근무를 유지하기로 하거나, 현장 근무와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혼합) 시스템을 택하고 있다. 원격근무가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 향상 및 회사의 디지털 전환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반면 비대면 근무가 직원 간 협업, 소통,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보는 오너들도 있다.

후자 쪽인 머스크는 “물론 현장 출근을 요구하지 않는 회사도 있지만, 그들이 멋진 신제품을 마지막으로 출시한 게 언제인가? 한참 전”이라며 “테슬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제품들을 만들고 생산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은 전화 통화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재택에 적응해버린 근로자들

다른 IT 대기업들도 재택을 병행하며 출근 비중을 조금씩 높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월 말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와 실리콘밸리 사무실을 다시 열었고, 애플은 4월 11일부터 본사를 개방해 직원들이 1주일에 한 번은 회사에 출근하도록 했다. 주 3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규정도 도입한다. 트위터도 직원들이 원하면 영구히 재택근무제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폐지했다.

문제는 재택근무가 줄자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구글이 전 사원을 대상으로 연 화상회의에서는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에게 근무제도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구글의 사내게시판 도리를 통해 받은 질문 중 대다수가 사무실 출근에 관한 내용이었다.

한 직원은 “구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는데 사무실에 출근하는 게 필요한가”라고 물었고, 피차이는 “사람들은 교류하고 협업하려는 욕구가 있다”며 “구글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고 답했다.

실제 미국 IT기업들은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기록적인 실적을 올렸다.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온라인 쇼핑·교육 등 온라인 서비스 이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IT기업들은 클라우드, 협업 툴 등을 활용해 발 빠르게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집에서 일해도 업무효율이 떨어지지 않았던 이유다.

이에 미국 IT기업들은 CEO와 직원 간 의견을 조율하며 점진적으로 사무실 근무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혹시 모를 인력 유출의 도화선이 될 수 있어서다. 애플의 머신러닝을 담당했던 임원 이안 굿펠로우가 주 3일 출근제 도입에 반발해 사임 후 구글로 옮겨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노사 컨설팅업체 로버트해프의 메건 슬러빈스키 컨설턴트는 “직원들의 절반은 ‘재택근무제가 폐지되면 이직을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계속되는 재택 실효성 논란

재택근무의 지속성 여부는 ‘업무효율성과 생산성’에 달렸다. 재택근무를 주장하는 직원들은 재택근무가 효율성과 생산성 부분에서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코로나19 초반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재택근무자들이 출근한 직원보다 비생산적인 시간을 덜 낭비한다는 것이다. 생산요소를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적절히 재분배할 수 있는 것이 재택근무의 장점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영국노동조합회의(TUC)의 2019년 조사를 보면 미국과 영국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1시간가량으로, 재택근무 도입 때 절약한 출퇴근 시간 가운데 20분가량을 업무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 완충 효과’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통해, 재택근무가 코로나19 기간 국내총생산(GDP)의 감소 폭을 상당 부분 줄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한은 측은 “재택근무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예단하기 어려우나, 우리나라와 같이 출퇴근 소요 시간이 길고 IT 인프라가 발달하면 재택근무 확대로 인한 생산성 향상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제조업 기반의 기업들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실제 최근 재택근무를 정상적인 근무 형태로 받아들인 곳은 일부 IT 기업이나 통신기업, 스타트업 등이나 대기업 등으로 제한적이다. 이들 기업은 디지털 업무 전환이 진척돼 재택근무 전환에 따른 조정 비용이 크지 않은 편이다. 반면 전통적인 제조기업은 재택근무 도입이 어렵다.

유일호 대한상공회의소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기업 상황에서 출근은 생산성 측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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