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 이재명 대 이재명’...찬반 투표된 선거

입력 2022-05-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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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란 기자 photoeran@)
(고이란 기자 photoeran@)

계양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제기한 김포공항 이전 이슈로 6.1 지방선거가 전국 단위 ‘찬반투표’ 구도로 변하고 있다. 김포공항과 이해관계가 얽힌 전국 각지에서는 다른 후보와 이슈들이 모두 사라지고 이재명 후보만 보이는 ‘이재명 대 이재명’ 선거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재명 후보가 당긴 막판 이슈의 불길은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따라 불리한 판세를 뒤집는 묘책이 될 수도, 자신의 진영을 덮치는 화마가 될 수도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포공항 이슈로 승세에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다. 이준석 당 대표가 선두에 서고 계양을 재보선 윤형선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등 김포공항 문제의 당사자들이 “정신나간 소리”라는 거친 표현까지 쓰며 총공세에 나섰다. 중앙당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이 참전하면서 전선을 서부수도권은 물론 바다 건너 제주까지 넓히고 있다 .김포공항 이전문제를 전국 단위 이슈로 카워 우세지역에서는 판세를 굳히고, 격전지에서는 이 참에 치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혼란과 우려가 뒤엉키는 모습이다. 당 차원의 논의나 공감대 없이 등장한 이슈다 보니 김포공항과 얽혀있는 각 지역 후보들은 찬성과 반대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는 “현실성이 없다”면서도 애먼 원희룡 국토부장관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김동연 경기지사후보는 “성남공항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주워담아야할 처지다. 김포공항을 연결하는 직통버스를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경기도 지역 일부 후보들은 해당 공약이 담긴 현수막을 뗄지말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촌극도 벌어지고 있다. 계양을에서는 김포공항 이슈가 먹혀들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될지 모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탄식이다.

김포공항 이전은 사실 해묵은 이슈다. 김포공항 주변지역인 서울 강서, 인천 계양, 경기 김포 등에서는 선거철만되면 단골 공약으로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늘 반대의 목소리에 묻히곤 했다. 김포공항을 없애면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은 인천공항이나 원주, 청주공항 등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재명 후보측이 갑자기 김포공항 이슈를 던진 것은 계양을의 사정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방증이다. 계양구를 포함한 김포공항 주변 주민입장에서는 김포공항이 이전하면 큰 이익이 생긴다. 고도제한 등 각종 규제가 완화되는데다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부지가 생겨난다. 이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을 위해 서울 지하철 9호선을 계양까지 연장하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신규 노선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다른 지역 희생으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해도 문제는 남는다. 향후 당권과 대권에 도전할 때 김포공항 이전 이슈가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서다. 김포공항 승부수가 극장골이 될 수도, 자살골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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