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디폴트, 30일 유예 기간 돌입...러시아는 “갚았다”

입력 2022-05-29 15:44 수정 2022-05-2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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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1억 달러 상당 달러·유로 채권 상환 못 해
미국이 달러 거래 막은 탓...러시아는 “루블로 냈다” 주장
공식 디폴트 시 1918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104년 만
미국 제재 면제가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가 결국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들어갔다. 미국 정부 제재로 인해 달러 상환이 어려워진 러시아는 앞으로 30일의 유예 기간 동안 채권 원리금을 갚는 방안을 찾지 못하면 공식 디폴트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러시아는 자국 통화인 루블로 모두 갚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27일 시한이었던 1억 달러(약 1256억 원) 상당의 달러와 유로 표시 채권에 대한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해 이날 자정을 기해 디폴트에 돌입했다.

러시아가 상환하지 못한 채권은 달러화 7100만 달러와 유로화 2900만 달러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유로채는 루블로 상환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만, 달러채의 경우 루블이 지급 가능 수단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러시아는 남은 30일 동안 달러 부채를 갚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미 재무부가 러시아 금융기관과의 달러 거래를 금지한 탓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가 공식 디폴트를 선언한다면 볼셰비키 혁명이 있던 1918년 이후 104년 만에 굴욕을 맛보게 된다.

전날 백악관도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변제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버림받은 존재가 됐다”며 “미국은 러시아 정부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이미 재정적으로 고립된 상태인 만큼 디폴트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는 관련 부채를 루블로 상환했으니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국가예탁결제기관(NSD)은 성명을 내고 “27일 2026년과 2036년 만기의 채권 2개에 대한 자금을 성공적으로 지급했다”며 “(상환액이) 우리 측 계좌에서 예금자 계좌로 이체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달러 지급이 막히면 루블로 갚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성명에서 언급된 이체 역시 루블 상환을 의미한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는 비우호적인 국가가 만든 인위적인 상황에 놓였다”며 “서방 국가들이 스스로 디폴트를 하고 있고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난했다.

다만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러시아가 사전 계약된 통화로 상환하지 못하는 것 역시 디폴트로 간주한다”고 이미 밝힌 만큼 루블 지급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려워 보인다. 6월과 9월 각각 3억9420만 달러와 3억7230만 달러의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등 아직 갚아야 할 부채도 많다. 이로 인해 미국의 제재 면제 없이 러시아가 움직일 수 있는 여지는 크게 줄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무디스는 “러시아가 달러 대신 루블로 지급하면 기존 채권 계약의 지급 조건이 변경되는 것이기 때문에 디폴트로 간주할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제재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어 디폴트를 피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18년 이후 발행된 유로채의 경우 종종 특별한 조건에서 루블 상환이 가능하지만, 2018년 이전에 발행된 채권에는 관련 조항이 없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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