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차·박 넘어 ‘손흥민의 시대’…득점왕 잡고 빅클럽가나

입력 2022-05-19 15:4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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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절대 월드 클래스 아닙니다”

4년여 전 취재진이 ‘손흥민(토트넘홋스퍼) 선수가 월드 클래스’라는 말을 꺼내자 그의 아버지 손웅정 씨에게서 나온 반응이다. 아들이 자만심을 가지지 않고 겸손하게 선수생활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나온 쓴소리다. 손웅정 씨 발언 취지와 별개로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냐는’ 주제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비교적 최근까지도 해묵은 논쟁거리였다.

그러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다투고 있는 현재,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선배 차범근·박지성을 넘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 선수라는 평가까지 넘보고 있다.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 여부와 향후 행보에 국내외 팬들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 EPL 득점왕 한발…아시아 최고 선수 등극

이번 시즌 손흥민은 EPL에서 21골을 기록하고 있다. 1위 모하메드 살라(리버풀·22골)를 단 1골 차이로 바짝 따라붙었으며, 3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18골)는 3골 차이로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미 차범근의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 골(19골, 1985-86시즌) 기록도 넘어 섰다. EPL 득점왕에 오르면 아시아 선수로는 EPL뿐만 아니라 유럽 주요 5대 리그(EPL·스페인 프리메라리가·독일 분데스리가·이탈리아 세리에A·프랑스 리그1) 통틀어서도 최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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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살라와 손흥민은 모두 23일(한국시각) 자정 리그 최종전만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손흥민이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에 점점 무게가 실린다. 영국 현지 매체 풋볼 런던은 “살라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손쉽게 득점왕에 오를 것처럼 보였으나 손흥민이 미친 폼을 보이며 1득점 차로 따라붙었다”고 했다.

'무서운 기세' 손흥민vs '컨디션 난조' 살라

무엇보다도 최근 손흥민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손흥민은 최근 9경기에서 10골을 터트리며 골 감각이 절정에 올라있지만, 살라는 14경기에서 6골을 만드는 데 그쳤다. 4월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 멀티 골을 기록한 후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연합뉴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연합뉴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다만 살라의 경우 EPL, FA컵, 카라바오컵, 챔피언스리그 등 리버풀 경기 일정과 함께 이집트 대표팀으로서 2021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등을 단기간에 소화하며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또 네이션스컵 준우승, 월드컵 예선 탈락 등으로 정신적인 타격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상도 있었다. 살라는 15일 열린 잉글랜드 FA컵 결승 첼시와의 경기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당하며 교체됐고, 이로 인해 18일 사우샘프턴전에 결장했다. 문제는 23일 울버햄튼과의 최종전 출장도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풋볼 런던은 18일 “손흥민과 살라가 득점왕을 두고 분투하고 있다”며 “위르겐 클롭 감독이 중요한 결정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살라가 최종전에 선발로 나올지, 아니면 29일 열리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나올지가 문제”라며 “살라 입장에서는 득점왕을 위해 최종전에 선발로 나서고 싶을 것이다. 살라는 지난 시즌에도 해리 케인에게 밀려 득점왕에 오르지 못했는데, 토트넘이 2연속 득점왕을 배출할지가 클롭에게 달렸다”고 덧붙였다.

각 팀 최종전 상대 역시 손흥민에게 유리하다는 평이다. 토트넘의 최종전 상대 노리치는 20위로 EPL 최하위다. 37경기 79실점으로 수비 수준이 높지 않아 득점 허들이 낮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버풀의 최종전 상대 울버햄튼은 EPL 8위이며 37경기 40실점으로 노리치보다 준수한 수비력을 보였다.

▲(연합뉴스) 페널티킥을 차는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연합뉴스) 페널티킥을 차는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EPL 순위 경쟁도 손흥민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간 토트넘 페널티킥은 해리 케인이 전담했으며 이 때문에 손흥민은 페널티킥 없이 필드골만으로 21골을 기록했다. 15일 치러진 번리전에서도 페널티킥 기회에서 손흥민이 득점왕 공동 1위에 올라설 수 있었지만, 그대로 케인이 키커로 나서 결승 골의 주인공이 됐다.

케인은 “손흥민이 득점왕이 되길 원하지만, 우리 모두 승점 3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을 더 우선시 해야 함을 강조했다. 당시 번리전은 토트넘의 4위와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수호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최종전인 노리치 전은 최소 비기기만 해도 4위를 지킬 수 있게 됐다. 팀 승리가 확실한 상황이라면 케인이 손흥민에게 페널티킥 기회를 넘길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맨유 전설 "손흥민, 어디든 갈 수 있는 선수"

▲(연합뉴스)
▲(연합뉴스)
득점왕 여부를 떠나 ‘커리어 하이’를 이룬 손흥민의 다음 행보에 대한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EPL 사무국이 발표한 ‘올해의 선수’ 후보 8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이자 해설자인 게리 네빌은 손흥민을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고 있다.

이번 시즌 이후 행보에 대해서도 빅클럽 이적설이 나오는 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빌은 “손흥민은 전 세계 어느 팀에서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하며 “호날두 대체자로 손흥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월 초 영국 가디언은 “손흥민은 과소 평가된 선수”라며 “그를 향한 여러 구단의 제안이 없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의문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토트넘과 4년 계약하며 2025년까지 토트넘에 남을 수 있게 됐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 토트넘의 전설로 남을지, 무관의 설움을 씻어내기 위해 대형 클럽으로 적을 옮길지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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