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진 불황의 그림자...“현금 많은 부자 기업ㆍ‘배드빙’ 산업에 주목해야”

입력 2022-05-11 15:23 수정 2022-05-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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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후퇴+물가 상승) 공포’에 사로잡혔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신이 고개를 들면서 세계 경제의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맞물리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주식시장도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이 지배하고 있다. 불안한 유가 급등락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파월 의장이 잊을 만하면 금리를 큰 폭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코스피는 매우 좁은 200포인트(코스피 2600~2800포인트) 상자 안에 갇힌 ‘박스피’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불황이 시장의 기대보다 심각하게 오래 진행된다면 주식시장은 또다시 큰 폭의 변동성을 수반한 조정에 직면하게 되고,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위기 때 투자할 여력이 많거나 버틸 수 있는 현금이 많은 기업 또는 불황기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내는 ‘배드빙(Bad-being)’ 산업 관련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11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 코스피가 2500~2800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경기침체 우려와 연준의 긴축 공포에도 연말까지 코스피 3000선을 되돌릴 하반기 시장의 논점 3가지로 △경기 사이클 논쟁 △낙관과 비관으로 엇갈린 연준과 시장 △최악의 수준(Rock bottom) 확보를 제시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시장 투자에 대해 “경기침체를 기정사실화 한 현 주가는 하반기 되돌림을 담보할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로 경기둔화에서의 증시 경로는 최후의 반등 가능성이 우세했고, 약간의 정책 모멘텀 변화에도 호재로서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이번 사이클 역시 유사한 경로를 따를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엇갈린 연준(낙관)과 시장(비관)이 하반기 물가하락과 함께 좁혀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당장 6, 7월 각 50bp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 단, 연준은 9월 FOMC 이후부터는 경기여건과 시장 반응을 고려해 큰 걸음이 아닌 잰걸음으로 보폭을 달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 시장은 올해 말 300~325bp, 내년 상반기 350~375bp까지의 연준 정책금리 속등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극한의 긴축공포와 시장 과민반응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연준 정책금리는 ’22년 말 250~275bp로 제한될 공산이 크며, 이후 긴축속도는 물가와 경기 여건 뒷받침 여부에 따라 조건반사적으로 형성될 개연성이 높다”라며 “극한의 긴축공포로 일관했던 시장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속도 조절에 나설 연준과의 거리 좁히기 과정이 하반기 되돌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시장의 우려와 달리 상반기 증시 침체를 대가로 주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실적환경은 1분기 실적시즌을 경계로 바닥 통과 행보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라며 “하반기 수출 순항의 지속, 교역조건의 회복, 안정적 시장 지배력과 가격 전가력을 확보한 대표기업이 주도하는 컨센서스 환경이라면, 보수적 전망을 유지하더라도 올해 기업 컨센서스의 실현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올해 코스피 순이익 190조 원대 안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불황기 투자 전략으로 현금을 추천했다. 불황기엔 매출 발생과 현금화 주기가 길어지면서 대규모 회계 이익과 자산 보유에도 유동성 위기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불황기 현금은 기업의 생명줄에 해당한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최후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자 추가도약을 가능케하는 신규·추가 투자(또는 M&A) 재원”이라며 “시장 침체기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을 활용한 주가관리의 수단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7년 12월 경기침체로부터 1~3년 전 코스피 대비 연도별 상대수익률을 살펴보면 상위 종목군의 투자 성과가 주가수익배수(PER)가 낮은 상위주를 앞서는 현상이 확인됐다.

불황에 강한 하반기 주도주 전략으로는 가치주와 대형주를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 낙폭과대 주가 메리트, 중립이상의 실적 모멘텀을 겸비한 삼중 교집합 투자가 대안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자동차(기아), 은행(KB금융), 정유(SK이노베이션), 철강(POSCO홀딩스, 현대제철), 조선(현대미포조선), 기계·방산(LIG넥스원), 건설(현대건설), 미디어·엔터(JYP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드래곤)을 추천했다.

반면 바이오·헬스케어, 증권, 보험, 결제, 화학, 인터넷·SW, 게임, 유통 업종은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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