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재 쟁탈전에 ‘슈퍼乙’ ASML 인력 이탈 심화

입력 2022-04-21 16:51 수정 2022-04-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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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ㆍ삼성, 앞다퉈 ‘인재 모시기’ 경쟁
ASML서 국내 반도체 기업으로 이직 사례↑
비슷한 워라밸 수준에 ‘돈’이 가장 큰 이직 사유
연봉ㆍ성과급은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도 원인

▲ASML 연구진이 제조 공정을 살피고 있다.  (출처=ASML 웹사이트)
▲ASML 연구진이 제조 공정을 살피고 있다. (출처=ASML 웹사이트)

반도체 기업들의 인재 쟁탈전이 지속하는 가운데 ‘슈퍼乙(을)’로 불리는 ASML의 인력 이탈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는 동종 업계에서 워라밸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ASML에서도 ‘젊은’ 직원들이 높은 임금ㆍ성과급을 받는 회사로 자리를 옮기는 중이다.

2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성과급 지급, 연봉 인상 같은 각고의 ‘인재 모시기’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ASML 한국지사 내부에서는 상대적 박탈감 등의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지난해부터 이직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ASML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29세)에 따르면 “몇 년 전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합격하고도 ASML을 간다는 분위기였지만 현재는 역전된 상황”이라며 “이직을 결심한 데는 무엇보다 돈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남아있는 직원들 사이에서 최근 삼성이나 SK하이닉스에서 높은 성과급이나 연봉을 받는 것을 보고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럴 바엔 옮기겠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로 한국지사는 1996년에 설립됐다. 현재 약 18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75%가 MZ세대다.

EUV가 최첨단 반도체 공정의 필수 장비로 여겨지면서 삼성, SK하이닉스 등의 고객사에는 ‘슈퍼을’이라고 여겨지지만 내부에서는 세일즈 차원에서 적용되는 이야기지 직원 근무 환경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ASML 한국지사 직원들은 주로 고객사의 장비정비 및 유지보수를 맡고 있으며 대부분 교대근무를 한다. 업계에서는 일주일 중 3일 휴일이 보장될 정도로 워라밸이 좋은 데다 기본임금은 삼성, 하이닉스보다 낮지만 교대 근무를 통한 수당 등을 포함하면 연봉이 더 높은 경우도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기업들이 앞다퉈 임금 인상과 복지 제도 개선에 나서고 국내에서 주 52시간이 시행되면서 업계의 워라밸은 비슷해진 상황이다. 이에 외국계 기업인 ASML이 갖는 워라밸 메리트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결국 같은 조건이라면 돈을 더 주는 회사를 선택하겠다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말 기본급의 300%를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기본급의 1000%를 지난해 초과이익분배금(PS)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직원들도 목표달성장려금(OPI)의 최대 한도인 연봉 50%를 받았다.

ASML은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곧 추가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내부에서는 이달 내 회사가 발표할 특보를 주시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ASML의 인재 유출은 지난해 SK하이닉스, 삼성 등이 신입사원 연봉과 성과급을 크게 오른 시점부터 시작된 것 같다”며 “지난해 ASML이 임금을 18%가량 올리고 보너스도 지급했지만 직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금뿐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 및 업무 과중 또한 이직 사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연봉이라면 교대 근무가 아닌 주간 근무만 하는 곳으로 가겠다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고 “게다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장비를 다루기 위해서는 최소 2년에서 5년이 필요한데 지속적인 이탈로 기존 근로자의 피로감도 커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탈을 막고 인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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