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하동관(河東館)과 수하동(秀河東), 상표권과 사용권

입력 2022-04-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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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선배님, 단골식당인 하동관 강남분점 간판이 바뀌었어요. 왜 그런 거죠?”

서울 강남의 곰탕집이 ‘수하동, 秀河東’이라는 간판을 새로 단 이유야 그 집에 가서 물어보면 되겠지만, 상표법에 근거해서 상호와 상표에 관한 설명을 해달라는 이야기였다. 후배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하동관의 역사와 상표 등록 및 분쟁기록을 살펴보고, 공개된 자료에 기초한 내용만 상표법과 관련하여 정리한다.

1939년에 청계천변 물아랫골이라 불리던 중구 수하동(水下洞)에서 창업한 하동관은 한자로 河東館을 쓰지만 경남 하동군과 관련은 없다. 오랜 기간 상표등록을 하지 않다가 1994년에 김희영 씨가 상호 ‘하동관’을 한글로 ‘한식점경영업’ 등을 지정하여 상표로 출원하여 1996년에 등록받는다. 이처럼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는 ‘상호’를 ‘상표’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 상표는 자기의 상품, 서비스업과 타인의 상품, 서비스를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이므로, ‘새우깡’처럼 상품 포장이나 ‘하동관’처럼 서비스제공 장소에 간판 등으로 흔히 표시한다.

2002년 10월에는 동아일보에서 만화 ‘식객’을 연재하면서 곰탕 맛집으로 하동관을 소개했고 김희영 씨의 시동생인 장석철 씨가 대표로 등장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청계천 일대가 재개발되어 하동관이 수하동에서 명동으로 이전하고, 장석철 씨는 대치동에 ‘하동관 강남분점’을 따로 열게 된다. ‘하동관’은 등록상표이므로 상표권자인 김희영 씨만 사용할 수 있지만, 분점임을 병기하는 조건으로 상표사용계약을 맺어서 가능했다. 계약범위에서 상표 사용 권리를 갖는 상표권의 통상사용권자 지위를 획득한 것이다.

그 뒤 명동과 대치동 사이에 상표사용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자 대치동 쪽에서 ‘秀河東’이라는 상표를 취득하면서, 하동관이 출발했던 장소 ‘수하동’과 발음이 같으면서 ‘빼어난 하동’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대치동 쪽은 ‘秀河東’ 간판을 단 분점을 냈고, 명동 쪽도 ‘하동관 직영분점’을 내기 시작했다. 이제 대치동 쪽은 하동관이라는 명성에 기대어 결과적으로 남의 상표를 계속 홍보할 것인가, 자신의 상표인 秀河東의 가치를 키울 것인가를 선택할 단계에 온 것이다. 당연하게 후자를 선택한 대치동 쪽은 최근 한글상표 ‘수하동’도 출원했다.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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