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오랜 봉쇄령에 주민 ‘물물교환’으로 살 길 찾아

입력 2022-04-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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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랑 음식 물물교환, 라면 환영”
현금은 가장 가치 없는 교환물

▲중국 상하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지역에서 14일 한 여성이 '코로나 차단벽' 사이로 노점상에게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지역에서 14일 한 여성이 '코로나 차단벽' 사이로 노점상에게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 살고 있는 케빈 린(26) 씨는 길어진 봉쇄조치에 음식을 구할 길이 없어졌다. 린 씨는 고민 끝에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글을 올렸다. “봉쇄 조치 전 휴지만 엄청나게 구매했다, 휴지와 음식을 교환할 사람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린 씨는 글을 올린 지 5분도 안 돼 3명의 이웃에게 답글을 받아 라면을 구할 수 있게 됐다.

약 2500만 명 상하이 주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도시 전면 봉쇄의 여파로 음식과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물물교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14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봉쇄 조치로 상하이 시내로의 물류가 막히고, 물건을 배달할 인력도 집에 발이 묶이면서 각종 물품들이 부족해진 탓이다. 급히 필요한 생필품이나 음식 등을 구하려면 이웃 간 물물교환이 유일한 수단이다.

상하이는 전염성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를 전면 봉쇄한지 3주째다.

물물교환은 주로 위챗 앱을 통해 이뤄진다. 위챗을 통해 거래가 성사되면 비대면으로 교환이 이뤄진다. 한 사람이 교환하기로 한 물건을 집 문 앞에 내놓으면 다른 사람이 와서 그 물건 대신 자신이 교환하기로 한 물건을 두고 가는 식이다.

과일과 야채 같은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다.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봉쇄령으로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온라인 주문으로도 구하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이유식이나 아기 기저귀도 수요가 높은 물품 중 하나다.

봉쇄 전 이유식을 대량 구매했던 한 주민이 봉쇄 이후 이유식을 찾는 주민이 많아 신선식품이나 쌀, 돼지고기 그리고 식용유까지 구한 사례도 있다.

상하이에서 현재 가장 가치가 없는 교환물은 현금이다. 블룸버그는 상하이 주민이 돈을 받을 바에는 아무것도 받지 않고 물건을 주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콘텐츠 회사를 운영하는 한 시민은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며 “물물교환을 위해 좋은 관계가 그 어떤 것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최근 집에서 직접 만든 빵을 당근, 마늘과 교환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여러 가지 희한한 일들을 겪고 있다”며 “그래도 서로를 진짜 이웃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줘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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