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밖 음식은 너무 비싸!" 치솟는 외식물가에 너도나도 밀키트 시장 뛰어든다

입력 2022-04-06 14:36 수정 2022-04-0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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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도 신세계인터와 라방으로 판매… 전문가 "엔데믹에도 성장세 이어질것"

코로나바이러스가 키운 집밥족에 힘입어 밀키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너도나도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거리두기 정책이 완화하면서 집밥보단 외식으로 소비 패턴이 옮겨갈 수 있음에도 최근 외식 물가와 밥상 물가까지 급격하게 치솟고 있어 밀키트 시장은 2025년까지 6000억 원을 넘볼 것으로 보인다.

6일 시장 조사 전문회사 유로모니터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017억 원이었던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20년 1882억 원으로 85% 급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2587억 원까지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도 2025년까지 5837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5년 만에 2배이상 몸집을 불릴 것으로 전망된다.

▲CU 팔도한끼. (BGF리테일)
▲CU 팔도한끼. (BGF리테일)

밀키트는 가정간편식(HMR) 카테고리에 포함된 품목으로, 요리에 필요한 모든 원재료가 들어가 있어 조리 직전 단계에 있는 간편식을 뜻한다. 후라이팬이나 냄비에 지지고 볶고 끓이는 등의 요리 행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 등 극도로 짧은 시간 내 완조리가 가능한 HMR과 구별된다.

밀키트 시장이 급성장한 건 단연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이후 집콕, 홈쿡족의 영향이 크다. 이전에도 1인 가구의 증가, 백종원을 필두로 방송가에서 유행세를 탄 '쿡방', '먹방' 등의 인기로 집에서 밥해 먹는 인구가 있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밀키트 시장 성장세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최근 밥상ㆍ외식 물가가 솟구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밀키트로 수요가 더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밀키트 시장에는 업종을 넘나드는 컬래버레이션이 등장하고, 기존 식품업계, 밀키트 업체는 물론 외식ㆍ호텔ㆍ유통 채널까지 앞다퉈 밀키트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다.

▲신특한레시피 밀키트. (신세계인터내셔날)
▲신특한레시피 밀키트. (신세계인터내셔날)

에스파, 샤이니 등 유명 K팝 아티스트를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아티스트 이특, 신동을 앞세워 최초로 론칭한 '신특한 레시피'가 대표적이다. 이 밀키트는 럭셔리 패션 플랫폼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S.I.VILLAGE(에스아이빌리지) 라이브커머스(라방)에서 공개된다. 밀키트, 엔터테인먼트와 라이브커머스 등 최신 트렌드가 동시에 접목된 케이스인 셈이다.

밀키트 협업이 활발해진 건 단연 업계 1위 프레시지의 공헌이 크다. 프레시지는 앞서 허닭, 테이스티나인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불린 1위 회사로 레시피만 가져오면 누구나 자유롭게 밀키트를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의 인기 콘텐츠 '간장비빔국수' 등의 영상 콘텐츠가 프레시지와 협업으로 제품화까지 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최근 롯데제과와 합병한 롯데푸드도 간편식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하며 숙명여대 한영실 교수 맞춤식품연구실과 손잡고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밀키트를 선보였다. 롯데푸드는 일찌감치 브랜드 재단장을 통해 기존에 쉐푸드(Chefood), 라퀴진으로 나뉜 HMR 브랜드를 쉐푸드로 통합하고 지난해 상반기에 쉐푸드 육성을 위해 총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김천공장 생산동을 증축하고 평택공장에는 밀키트 생산라인을 도입했다.

▲박막례 할머니 밀키트. (프레시지)
▲박막례 할머니 밀키트. (프레시지)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이커머스 업체들까지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편의점 CU는 이날 '팔도한끼 끓여먹는 밀키트' 시리즈를 출시하며 밀키트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의정부식 부대찌개, 강릉식 순두부찌개, 종로식 된장찌개, 부산식 반반 순대국 등 4종이 출시됐다. 이미 미니스톱, CU, GS25 등 주요 편의점들도 밀키트를 내놓고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전날인 5일에는 파라다이스 호텔&리조트가 주요 레스토랑의 총 8가지 요리를 간편식 형태로 출시하고 HMR 진출을 선언했다. 수 십 년 경력의 호텔 내 레스토랑 대표 셰프들이 제품 개발에 참여해 호텔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맛 그대로를 편리한 간편식으로 구현해 낸 점을 내세웠다.

호텔신라와 롯데호텔 등도 지난해 자체 프리미엄 밀키트 브랜드를 론칭한 바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11월 ‘집에서 즐기는 호텔 파인 다이닝’을 모티프로 ‘신라 다이닝 앳 홈’ 브랜드를 출시했고, 롯데호텔도 지난해 12월 ‘롯데호텔 1979’를 론칭하고 첫 상품으로 ‘허브 양갈비’를 내놨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중식단 호경전의 메뉴를 밀키트화한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삼선짬뽕을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호텔에서 사용하는 식자재와 레시피를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마트는 '피코크'라는 자체 상표(PB)를 통해 미슐랭 선정 맛집들과 손잡고 밀키트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롯데마트는 갈비 맛집인 ‘송추가마골’을 비롯해 다양한 맛집들과 공동개발한 밀키트를 내놓고 있다. 이머커스 업체인 SSG닷컴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유용욱바베큐연구소’와 밀키트를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고 추이를 살핀 후 대량생산을 추진 중이다.

▲크라제버거 밀키트 버전. (LF푸드)
▲크라제버거 밀키트 버전. (LF푸드)

거리두기 정책이 완화하면 밀키트 시장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외식산업과 결합한 밀키트 모델의 등장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밀키트가 단순히 집에서 해먹는 음식이 아니라, 외식 레스토랑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제공하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식당으로 발길을 이끄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외식 업계 역시 밀키트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외식업계 '셀럽'으로 꼽히는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말 밀키트 제품을 최초로 출시하며 밀키트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LF푸드는 최근 오바마 버거, 구찌버거 등 프리미엄 햄버거 시장이 들썩이면서 아예 수제 햄버거의 원조격인 크라제 오리지널버거를 밀키트화해 선보이기도 했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연구원은 "국내 외식 산업이 엔데믹을 기대하며 회복되고 있고, 거리두기가 해제되면 당장은 외식 시장도 보복 소비심리로 밀키트가 주춤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명 레스토랑이나 전국 맛집과의 콜라보를 통해 밀키트와 외식 산업이 전국 단위의 소비자 니즈를 겨냥해 연구 개발이 적극적으로 모색될 것으로 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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