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원자재 줄타기...인버스ETF에 베팅하는 개미들

입력 2022-03-31 14:48 수정 2022-03-3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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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멕시코주 러빙턴 인근의 한 유전에서 펌핑잭이 석유를 뽑아올리고 있다. 러빙턴/AP뉴시스
▲미국 뉴멕시코주 러빙턴 인근의 한 유전에서 펌핑잭이 석유를 뽑아올리고 있다. 러빙턴/AP뉴시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답보하자, 개인 투자자(개미)들은 원유 가격이 하락할 것에 베팅하고 있다. 원유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을 넣으면서다.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해 거품이 빠질 때가 됐다고 판단한 이 흐름에 개미들도 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3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유 인버스 ETF(설정액이 10억 원 이상)에 일주일 만에 1114억 원이 유입됐다. 지난 한 달만엔 2267억 원이 들어왔다. 투자자들은 원유 가격이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상품을 찾은 것이다. 특히 개미들이 많이 찾은 ETF는 S&P가 발표하는 원유선물지수 일간 변동률을 음의 1배수로 연동돼 운영되는 ‘미래에셋TIGER원유인버스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H)’이다. 해당 ETF에만 지난 일주일 동안 654억 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원유 가격이 올라야 수익이 나는 ETF에서는 오히려 자금이 빠졌다. 지난 일주일간 189억 원이 유출됐으며, 한 달 새엔 888억 원이 나갔다. 원유 ETF에서 뺀 투자금을 원유 인버스 ETF에 넣은 모양새다. 하지만 국제 정세의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원유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고, 이 탓에 인버스 ETF에 투자한 개미들은 손실을 보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4% 상승한 배럴당 107.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중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진전될 기미를 보이자 국제 유가는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진정됐다. 하지만 즉각 러시아 측이 “일부 진전이 있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국제 유가는 다시 100달러를 돌파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원유 인버스 ETF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지난달 29일 기준 원유 인버스 ETF 상품의 일주일 평균 수익률은 -9.44%다. 1개월 수익률은 -25.12%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원유 인버스 ETF의 일주일 평균 수익률은 -4.95%였다. 1개월은 -15.92%였다. 최근 들어 손실이 더 커진 것이다.

같은 기간 원유 ETF의 일주일 평균 수익률은 3.55%→10.14%, 1개월 수익률은 17.21%→25.76%로 변했다. 투자금이 더 유입된 원유 인버스 ETF의 수익률이 원유 ETF보다 더 낮은 것이다. ETF들의 성적표는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당국에서도 원자재 관련 ETF에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지난달 17일 금융감독원은 “원유 가격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원자재 시장의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원자재와 연계된 ETF, 상장지수증권(ETN)의 투자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차익 시현을 노리는 개미들은 여전히 원유 인버스 ETF를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WTI가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4년 7월 이후 7년 7개월 만이기 때문이다. 유가가 오를 대로 올랐다고 판단한 개미들이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다.

이에 최근에도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선물 ETN(H)’는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금감원은 “원자재 가격의 불확실성은 국제 문제 해소 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괴리율 확대로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여전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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