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로] 국토균형발전과 메가시티 전략

입력 2022-02-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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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재)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방이 죽어가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수도권 인구 집중이 가속화되어 2020년에 이미 수도권 인구 비중이 우리나라 전체의 50%를 돌파했다. 여기서 더 심각한 문제는 지방의 청년층 인구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100대 기업 본사는 90%, 국내 20위권 내 대학의 90%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수도권 취업자 수가 50%를 넘어선 지는 오래되었다. 지방의 청년들이 좋은 직장을 찾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비중의 경우 수도권이 1998년 46.7%에서 2020년에는 52.5%로 늘었고, 지역총소득(GRI)은 55%를 넘어서고 있다. 소득 격차도 점차 벌어져 2018년 기준으로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984조 원(51.8%)으로 전체 비중이 2005년 대비 2.8%포인트 상승하였다. 더 늦기 전에 지방 쇠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수도권 1극 체제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수도권과 지방의 동반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과 실천이 필요하다.

지금 지방은 스스로 돌파구를 찾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초광역권을 형성하여 협력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개별 광역자치단체로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서로 힘을 합쳐 뭉치는 것이다. 현재 초광역 협력의 선두주자로 부울경 메가시티가 주목받고 있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은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을 목표로 그동안 함께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 부울경 3개 시도와 연구원이 부울경 메가시티 형성을 위한 발전계획을 수립하였다. 행정구역을 넘어 거점도시로 뭉치고 영향권을 연결하여 부울경의 우수한 자원 및 기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전략을 담아내었다. ‘동북아시아의 8대 메가시티, 부·울·경 원 팀(One Team)’이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4대 추진목표를 제시하였다. 여기에 행정공동체, 생활공동체, 경제공동체, 문화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기반 마련의 과제를 담았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행정체계를 마련하고 부울경 주민이 실질적인 단일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둘째는 동반 성장을 위한 기존 산업 연계 및 신성장 산업의 발굴이다. 물류플랫폼 구축, 제조업 혁신 등 부울경 강점 산업을 연계하고 수소경제권, 신재생에너지 확산 등 신성장 산업을 발굴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부울경의 관광 및 문화, 자연 자원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초광역권의 문화자산을 확대시키고 광역관광벨트를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부산 월드엑스포의 성공적 유치를 위해 부울경이 연계하여 지원하기로 하였다.

현재 ‘부울경 메가시티’ 실현을 위한 첫 관문인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기 위해 2021년 7월부터 합동추진단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합동추진단은 전국 최초로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관련 조례 정비 등 행정 사항을 준비 중이다. 800만 부울경 시·도민을 대표하는 3개 시·도의회 의장단도 힘을 합쳐 시·도의회가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하였다. 최근 정부에서도 메가시티 전략이 본격화된 ‘부울경 메가시티’를 선도적 초광역협력 모델로 삼고, 2022년 1분기 이내에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광역권 형성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변화도 생겼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시·도를 뛰어넘는 ‘초광역권’ 개발을 추진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개정안이 1월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국가나 지자체가 시·도를 넘어서 5년 단위의 초광역권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발전 산업을 추진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공포되며 공포일로부터 6개월 뒤 시행된다.

개정안은 우선 초광역권을 ‘지역의 경제·생활권역의 발전에 필요한 연계·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2개 이상의 지자체가 상호 협의하거나 특별 지자체가 설정한 권역으로, 시·도 행정구역을 넘어서는 권역’으로 규정하고, 광역적으로 나타나는 정치·행정수요에 대해 지역 간 자율적으로 연계·협력해 초광역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병행하여 정부가 20년 단위의 장기적 발전방향인 ‘초광역권 계획’도 도입하기로 하였다. 초광역권의 범위 및 발전목표, 공간구조의 정비 및 기능 분담 방향, 기반시설, 산업발전·육성 관련 사항 등을 포함하게 된다.

초광역권 개발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다. 부울경 메가시티의 성공이 우리나라의 국토균형발전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역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국가와 지역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살기 좋은 지방이 되고, 지속가능한 국토의 균형 발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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